“이번엔 유럽”… 네이버 이해진 ‘구글 철옹성’에 도전장

“이번엔 유럽”… 네이버 이해진 ‘구글 철옹성’에 도전장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09-30 22:46
업데이트 2016-09-30 23:0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펠르랭 前 프랑스 장관 회사와 손잡고 1232억 출자… AI 등 신기술에 투자

국내 1위 포털 업체인 네이버가 유럽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고민 끝에 유럽 시장에 도전하기로 했다”면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이룬 성공을 바탕으로 유럽에서도 성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중순 강원 춘천에서 열린 라인 상장 간담회에서 “유럽, 북미 시장은 도전해 봐야 하는 꿈의 시장”이라고 밝힌 후 2개월여 만이다. 그는 당시 “사업은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하늘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네이버가 이번에 유럽 시장에 첫발을 뗄 수 있었던 것도 먼저 투자 제안이 오면서다. 유럽 스타트업(신생기업) 지원·육성을 표방한 벤처캐피탈인 ‘코렐리아 캐피탈’ 측에서 투자를 의뢰했다. 네이버·라인의 성공 DNA를 유럽 기업에 전수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코렐리아 캐피탈은 한국계인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세운 회사다. 펠르랭 전 장관은 이날 “이해진 의장과는 장관 재임 시절 비공식적인 만남을 통해 디지털 생태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 바 있다”면서 “이 의장은 나의 파트너이자 친구”라고 했다.

네이버는 코렐리아 캐피탈이 설립한 ‘K펀드1’에 자회사 라인과 함께 5000만 유로씩 총 1억 유로(약 1232억원)를 출자한다. 이 중 3000만 유로는 ‘펀드 오브 펀드’ 개념으로 신기술 전용 벤처캐피탈 펀드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남은 7000만 유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딥러닝 등의 업체를 지원한다. 펠르랭 전 장관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2차 인터넷 혁명 물결이 일고 있다”면서 “이 분야에서 네이버와 함께 5년 내 유럽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도 “유럽에 기술이 뛰어난 기업이 많다”면서 “이들 기업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역으로 아시아 기업이 유럽으로 뻗어 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또 “기술력을 가진 국내 기업에 대한 관심도 많다”면서 “적당한 시점에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요즘에도 장기 전략을 짜느라 잠을 거의 못 잔다는 그는 “미국 시장에서의 기업공개(IPO)를 하는 기술 기업의 씨가 마르고 있다”면서 인터넷 생태계의 독점화를 우려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10-01 10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