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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는 선전… 면접·체력검정선 고전

필기는 선전… 면접·체력검정선 고전

입력 2009-10-01 12:00
업데이트 2009-10-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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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공시족’ 국가직 9급 성적 살펴보니…

올해 국가직 9급 공채의 최대 화두는 ‘늦깎이 수험생’의 약진이었다. 올해부터 응시연령상한 폐지로 인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된 만 33세 이상 수험생은 총 254명이 최종 합격해 전체 합격자의 11.1%를 차지했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이들 늦깎이 수험생의 행보를 분석한 결과 모든 전형 단계에서 선전한 것은 아니었다. 늦깎이 수험생은 필기시험에서는 젊은 층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면접과 체력 검정(교정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늦깎이 수험생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만 40세 이상 수험생은 절반 가까이가 시험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국가직 9급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늦깎이 수험생은 총 389명. 하지만 이 가운데 최종 합격의 영광을 누린 비율은 65.3%(254명)에 그쳤다. 만 33세 미만의 경우 필기 합격자 74.1%가 최종 합격한 것에 비하면 9%포인트 가까이 낮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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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올림픽공원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국가직 9급 공채 최종 면접에서 응시생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만 33세 이상 ‘늦깎이 수험생’들은 이날 면접에서 젊은 수험생에 비해 많이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지난달 서울 올림픽공원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국가직 9급 공채 최종 면접에서 응시생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만 33세 이상 ‘늦깎이 수험생’들은 이날 면접에서 젊은 수험생에 비해 많이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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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불이익’ 지적도

필기시험에 합격한 늦깎이 수험생이 다음 전형(면접)을 아예 포기한 경우는 11.6%로 만 33세 미만(15.7%)보다 적었다. 그럼에도 늦깎이 수험생의 최종 합격률이 젊은 층보다 낮은 것은 교정직에서 체력 검정 탈락자가 대거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교정직은 다른 직렬과 달리 면접에 앞서 별도의 체력 검정을 실시하는데, 늦깎이 수험생 40명이 여기서 탈락한 것이다.

늦깎이 수험생은 면접에서도 고전했다. 필기 합격자 중 12.9%가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만 33세 미만의 7.8%만이 면접에서 탈락한 것을 감안하면, 늦깎이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늦깎이 수험생이 면접에서 불이익을 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오순종 행안부 채용관리과 사무관은 “면접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나이 차별이 있을 수 없다.”면서 “늦깎이 수험생들이 젊은 층에 비해 말을 어눌하게 하는 등 면접 기술이 부족했던 것이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9급 공채가 진행된 여러 직렬 중 유독 교정직과 보호직에서 늦깎이 수험생이 ‘강세’를 보인 것도 눈에 띈다.

교정직(남자)의 경우 최종 합격자 230명 중 19.1%(44명)가 만 33세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40명을 뽑은 보호직(남자)은 22.5%인 9명이 늦깎이 수험생이었다. 일반행정직(8.4%)이나 전체 평균(11.1%)에 비해 높은 비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늦깎이 수험생이 합격이 상대적으로 쉬운 교정직 등에 다수 응시해 합격자도 많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늦깎이 수험생은 또 막상 시험에 도전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가 많은 만 40세 이상에서 이 같은 모습이 많았다.

이번 공채에서 만 40세 이상 수험생은 총 2450명이 원서를 제출했지만, 실제로 시험에 응시한 인원은 55.4%(1358명)에 그쳤다. 절반 가까이가 시험 당일 시험장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과락자 작년보다 6.7%P 감소

올해 시험의 또 다른 특징은 과락(특정 과목에서 40점 미만 득점한 경우)을 한 수험생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올해 과락 수험생은 총 5만 859명으로 전체 응시생(10만 1144명)의 50.3%를 차지했다. 지난해 57%에 비하면 6.7%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과거처럼 준비가 부족한 수험생이 무작정 응시한 경우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채용 감소와 연금 축소 논의 등으로 인해 공무원시험에 대한 ‘매력’이 많이 사라지면서, 준비를 마친 수험생만 시험을 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또 이번 시험의 경우 난이도가 매우 높았던 과목이 없었던 것도 과락 수험생이 적은 한 원인으로 꼽혔다. 2008년에는 행정법이 어렵게 출제돼 이 과목에서 과락한 수험생이 종종 있었지만, 올해는 대부분 과목이 평이한 수준을 보였다.

한 고시학원 관계자는 “공무원시험은 ‘운’이 통하지 않는 시험이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에 과거처럼 ‘막무가내’식 응시가 어느 정도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09-10-0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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