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방학이 싫은 어린이들의 하소연

장마·방학이 싫은 어린이들의 하소연

입력 2009-07-24 00:00
수정 2009-07-2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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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 전국 초등학교에서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하지만 방학의 설렘보다 그늘이 더 큰 아이들이 있다. 장마철 곰팡이가 많은 반지하방에 살거나, 학교에서 먹던 무료급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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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돈암동 단독주택의 반지하에 사는 강준영(12·가명)군은 23일 ‘캔디다성 곰팡이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지난주 장맛비가 쏟아진 뒤부터 온몸이 가렵기 시작하더니 며칠 전부터 가려움증이 더 심해져 피부과를 찾았다. 이날 찾아간 강군의 집 벽엔 곰팡이가 시커멓게 피어 있었다. 10평(35㎡)짜리 방엔 30㎝ 남짓한 창문밖에 없어 빛이라곤 없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는 “어린이들이 곰팡이가 많은 반지하 공간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각종 곰팡이염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지난 3월 경기 안산·시흥·성남지역 13개 초등학교 3∼5학년 어린이 11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하·반지하층에 거주하는 학생이 천식과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은 경우가 각각 2.47배, 1.29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무료 급식을 먹던 기초생활수급권자·차상위계층 아이들은 방학이 되면 밥 먹을 방법이 없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각 지자체와 지역아동센터에서는 그동안 나눠 주던 종이식권 대신 이달부터 ‘꿈나무카드’(전자카드)를 도입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마음 놓고 밥을 먹기엔 불편한 점이 많다.

7월 현재 서울시내 결식아동은 5만 4000여명, 이중 68%인 3만 7000여명이 꿈나무 카드를 받아 쓰고 있다. 하지만 서울 시내 음식점 1188곳과 24시간 편의점 934곳, 제과점 17곳 등 총 2139곳에서 이 카드를 쓸 수 있다. 아이들은 “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이 제한돼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못 먹는 것”을 가장 불편해한다.

이달부터 24시간 편의점인 ‘훼밀리마트’에서도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도시락, 샌드위치, 우유 등 살 수 있는 품목이 제한돼 있다.

중곡동에 사는 김모(12)군은 “한 끼에 3500원씩 해서 하루에 7000원밖에 결제가 안 된다. 피자도 가끔 먹고 싶은데 카드로는 찌개나 밀가루 음식밖에 먹지 못한다.”며 풀 죽은 표정을 지었다.

한 사회복지사는 “카드단말기가 설치된 곳이 대개 분식집이나 중국집, 편의점이라 영양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한 끼 때우라는 식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종이식권을 사용할 때는 배달이 가능했지만 카드로 바뀌면서 꼭 식당에 찾아가야 하는 것도 아이들에게 ‘위축감’을 심어줄 수 있다.

김민희 유대근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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