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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젊은 독자를 사로잡으려면/한정호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젊은 독자를 사로잡으려면/한정호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입력 2009-07-14 00:00
업데이트 2009-07-1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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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층들이 신문을 잘 읽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미디어 경영센터의 마이클 스미스 소장은 미국의 젊은 층 독자들에 대해 다음 7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젊은층은 이른바 신문기자들이 흥미를 느끼고 다루기를 즐기는 기삿거리에 대해 자신들과는 격리된 감정을 느낀다. 특히 정부의 복잡한 정책이나 갈등기사에 대해 그러하다. 둘째, 신문을 ‘엘리트’로 보기 때문에 신문이 젊은 자신들이 아는 사람들의 삶이나 흥미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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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호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한정호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셋째, 대부분의 신문기사들은 어둡고 칙칙하며 슬픈 현실과 기약 없는 미래로 가득 차 있다고 느낀다. 넷째, 신문의 뉴스란 정치적 속임과 은폐된 어젠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이 신문의 메시지를 만드는 사람들 자체를 불신한다. 다섯째, 신문에는 너무 도덕적인 말들이 많아서 마치 젊은이들에게 설교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여섯째, 신문은 너무 복잡하고 크며 버겁고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일곱째, 신문에는 재미와 에너지, 혁신이란 게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영상매체의 시대라고 하지만 미래의 주역인 젊은이들이 지식의 보고이자 역사의 기록이며 세상의 거울인 일간신문에 대해 이렇듯 부정적 인식을 가지는 것은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이 신문에 대해 호의를 갖고 필요성을 느끼게 만들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신문을 통한 교육(NIE) 붐도 젊은 층의 신문에 대한 흥미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들은 닥쳐올 미래의 독자이며 신문산업의 흥망을 가름할 사람들이다. 이들을 우선 고등학생과 대학생쯤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이들이 신문읽기에 거부감을 갖는 이유를 인터넷과 영상매체의 발달로만 돌리지 말고 오랜 신문기사 작성과 편집 관습에 대한 타파를 시도해 봐야 한다.

공중(public) 문제 전문가인 제임스 그루닉은 활동공중(active public)이 되는 3가지 변수로서 문제인식·제약인식·관여도를 들었다. 문제인식은 ‘이 이슈는 중요한 것이구나.’라고 느끼는 것이고 제약인식은 ‘내가 그 이슈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고 관여도는 ‘그 이슈가 나의 이익에 결부돼 있는가.’ 하는 것이다. 문제인식과 관여도가 높고 제약인식은 적은 경우 활동공중이 된다. 활동공중이 되면 이들은 그 이슈에 대해 능동적으로 정보를 추구하고 받아들인다. 이 이론은 젊은 층들에게 어떤 이슈로 신문의 기삿거리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좋은 지침을 준다.

우선 그들이 어떤 이슈에 대해 문제인식을 느끼는가를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한다. 다음은 그들을 위해 여러 가지 형태의 특별란을 만들어 능동적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그들의 제약인식을 줄여줘야 한다. 세 번째는 그들의 다양한 개별적 이익과 관련한 이슈가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나를 알아내야 한다.

이번 무차별 사이버테러 사건(DDoS테러)은 젊은 층들이 성인들보다 더욱 활동적 공중이 되기 좋은 사건이다. 그들은 이 분야에 흥미·전문지식·자기이익이 모두 크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기회를 주면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나 아이디어를 내놓을 것이다. 서울신문의 지난주 관련기사들은 대체로 이 문제를 국가안보와 정부대처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젊은 대학생이나 고교생들은 이 사건을 흥미·모험·도전의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 세상 최고수준의 네티즌이자 사이버공간의 생활인이기 때문이다. 짧은 인터뷰를 통해서라도 젊은 독자들의 생각을 기사에 포함시켰으면 한다. 앞으로도 미래의 독자인 젊은 층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사의 발굴, 기사 참여 유도, 그들에 맞는 기사스타일의 개발이 시급하다.

한정호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2009-07-1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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