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퇴진 1년… 큰 실수도 큰 성과도 없는 삼성

이건희 퇴진 1년… 큰 실수도 큰 성과도 없는 삼성

입력 2009-04-21 00:00
수정 2009-04-2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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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밴 현장경영… 몸 사린 장기투자

‘대과(大過)는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성과 역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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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지난 1년간 삼성그룹 경영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이렇게 요약된다. 22일로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물러난 지 1년이 된다. 이건희 전 회장이 퇴진하면서 삼성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전략기획실을 해체했다. 그룹 경영도 사장단협의회가 중심이 되는 집단지도체제로 바뀌었다.

이 전 회장 퇴진과 함께 발표한 10대 경영쇄신안도 세 가지 외에는 모두 이행했다. 조세포탈 혐의를 받은 이 전 회장의 차명계좌는 올 1·2월 실명전환을 마쳤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면 관련 세금과 벌금을 낸 뒤 유익한 사용처를 찾을 계획이다. 지주회사 전환 문제나 순환출자 해소는 여전히 장기과제로 검토 중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라는 경영실험을 하면서도 삼성은 꾸준히 변화를 추구해 왔다. 지난 1월에는 계열사 사장 중 절반 이상(25명)을 바꾸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본사 인력 1400명 중 120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30여년 간의 강북 ‘태평로시대’를 끝내고 사옥을 강남으로 옮겨 ‘서초동 시대’를 열었다.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려고 자율복장제·자율출퇴근제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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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가시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글로벌 초일류기업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몸사리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이긴 하지만 1·4분기가 지난 시점에서도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올해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또 5~1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사업개발에는 소극적인 것을 두고 그룹의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장단협의회를 중심으로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다만,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하지만 실기(失機)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로는 불황기에는 ‘생존’을 1차 목표로 단기 성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여러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오너십 경영’이 장기 투자나 신성장사업에 더 적합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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