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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육개혁의 ‘나비효과’를 꿈꾸며/한석수 교육인적자원부 학사지원과장

[기고] 교육개혁의 ‘나비효과’를 꿈꾸며/한석수 교육인적자원부 학사지원과장

입력 2004-07-02 00:00
업데이트 2004-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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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말이 있다.북경에서 한마리 나비의 날갯짓이 태평양을 건너 멕시코해협에 이르러서는 엄청난 기상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기상학자 로렌츠라는 사람의 논문,“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 주에 발생한 토네이도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혼돈의 이론과 결부시키기도 하지만 노자께서는 이미 오래 전에 ‘작은 변화가 큰 변화’라는 말로 그 본질을 뚫고 있었다는 생각이다.성서에서도 비슷한 구절을 찾아볼 수 있다.“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창궐하리라.”

교육개혁이니 혁신이니 엄청난 용어를 접할 때마다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 ‘나비효과’라는 말이다.그동안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수많은 개혁을 시도하였지만 교육현장에서의 반응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어쩌면 중앙에서만,교육인적자원부 내에서만 찻잔 속의 태풍마냥 시끌벅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현장에는 “그래 어디 한번 너희들끼리 잘해보라.”하는 식의 냉소주의만 팽배하게 만들면서 말이다.

이제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물론 정부의 일추진 방식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현장의 의견을 소중히 하고 중앙보다는 지역 중심적 사고로 전환하는 등,특히 참여정부 들어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물론 정부 각 부처에서는 일 시작 전 기획단계부터 현장의 의견을 듣고,의사결정에 참여시키려는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다.실제로 조명을 받는 중요 무대가 현장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교육인적자원부나 교육청에서는 조용히 일하고 실제 교육현장에 변화의 태풍이 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비효과에서 중요한 것은 약하지만 지속적인 날갯짓이다.너무나 미미해서 처음에는 아무런 변화의 조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꽁꽁 얼어붙은 겨울을 녹이고 대지에 생명의 봄바람을 가져오는 것은 바로 한마리,한마리 나비의 날갯짓이다.사교육부담 경감을 위해 불철주야 시끄럽게만 보이던 교육인적자원부에 최근 조그만 변화가 있었다.

매주 월요일 아침 열리는 교육부총리 주재 실국장회의가 구내 방송으로 생중계된 것이다.현대 조직사회에서 많은 어려움들은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이나 혼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된다.같은 부에 근무하면서도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다른 실국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조직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그렇게 볼 때 이번 실국장회의 중계는 구성원간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소리없는 작은 변화가 공개 행정,투명 행정의 씨앗을 뿌려 대학이나 교육청,학교현장까지 파급되어 행정의 민주화와 효과성을 다지는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개혁이나 혁신이 거창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우선,우리 모두가 스스로 조금씩 변화해야 한다.나의 주장이나 생각이 지나치게 개인이나 집단 이기주의적 발상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나는 조금의 양보도 없이 상대방에게만 변화를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교육 변화의 태풍은 정부의 엄청난 정책변화보다도 각자의 조그만 변화와 양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나비효과는 가르쳐주고 있다.나비가 되어 여행하는 꿈을 꾸다 깨어나,내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인지,내가 나비의 꿈인지 모르겠다던 ‘장자의 꿈’이 불현듯 떠오른다.

벌써 신록 우거진 여름이다.장자를 흉내내며 그늘 아래 오수도 한번 즐겨보다가 한마리 나비되어 교육위한 소망을 실어 훨훨 날갯짓 한번 해보고 싶다.여름 지나 가을쯤 달콤하고 큼직한 교육개혁의 과일들이 주렁주렁 열리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석수 교육인적자원부 학사지원과장˝
2004-07-02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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