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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씨 쓰러지며 “간첩이다” 외쳐/권총피격 상보

이한영씨 쓰러지며 “간첩이다” 외쳐/권총피격 상보

입력 1997-02-16 00:00
업데이트 1997-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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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에 침 자국… 독침 사용 가능성/목격주민 “1명이 이씨 붙잡고 다른 1명이 총쏴”

김정일의 전 동거녀 성혜림의 조카 이한영씨의 권총 피격 사건은 북한 노동당 황장엽 비서의 망명 요청으로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발생,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무기가 소음기가 부착된 권총인데다 범인들이 40대로 보이는 2인조였다는 목격자의 말에 따라 북한의 대남 공작원에 의한 보복극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씨도 사건 발생 직후 주변 사람에게 손가락 두개를 펴보이며 『간첩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들의 추가 범행 가능성에도 대비,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발생◁

월간여성지 우먼센스 기자인 이씨는 15일 하오 9시52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현대아파트 418동 1401호 현관 앞에 도착했다.서울에서 친구를 만나 저녁을 함께 하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이씨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복도에서 대기 중이던 범인들이 이씨를 향해 권총 2발을 발사했다.

이씨는 이마와 가슴에 총탄을 맞고 피투성이 상태로 쓰러졌다.

맞은 편 1401호 주인 박종운씨(46)는 『범인 가운데 한명이 이씨에게 총을 겨누고 다른 한명은 이씨를 붙잡고 권총 두발을 발사했으며 총소리는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가 임시로 거주하던 아파트 주인이며 선배인 김장현씨의 부인 남상원씨(44)는 『하오 9시50분쯤 문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려 비디오폰으로 현관 밖을 보니 괴한 2명이 이씨에게 권총을 겨누고 있었다』고 전했다.

남씨는 『괴한들이 사라진 뒤 문밖으로 나가 이씨에게 「누가 그랬냐」고 물어보니 손가락 두개를 펴보이며 「간첩」이라고 말하고 의식을 잃었다』고 밝혔다.

남씨는 특히 『9시에서 10시 사이에 정체불명의 남자로부터 우먼센스 이한영 기자가 있느냐고 물은 뒤 없다고 하자 전화를 끊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살다가 지난해 11월부터 김씨의 아파트에서 임시로 거주해왔다.

▷병원◁

아파트 인근에 있는 차병원으로 옮겨진 이씨는 중환자실에서 곧바로 수술을 받았으나 총탄이 왼쪽 이마를 관통,뇌속에 박혀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배에는 침을 맞은 자국도 있었다.

이씨의 부인은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와 오열 끝에 실신했다.

경찰은 중환자실 앞 복도에 전경 10여명을 배치,외부인의 접근을 막고 있다.

◎괴한사용 권총은 22구경/북 대남공작원 자주 사용

▷수사◁

병원에는 정부 관계기관 합동조사팀이 나와 조사 중이다.

공안당국은 이씨의 몸에서 빼낸 총탄을 분석한 결과,범인들이 사용한 권총이 북한의 대남공작원들도 자주 사용하는 벨기에제 22구경 브로닝 권총인 것으로 밝혀냈다.범인들이 독침을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당국은 범인들이 이씨 주변을 면밀하게 탐문한 뒤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차량을 타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수도권 일대에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군·경 합동으로 검문검색을 실시중이다.<박현갑·김태균·이지운 기자>
1997-02-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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