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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백년전 약속(외언내언)

7백년전 약속(외언내언)

반영환 기자
입력 1996-12-09 00:00
업데이트 1996-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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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3년 6월 중국의 영파항에서 원나라의 무역선 한척이 일본 오사카(대판)를 향해 닻줄을 올렸다.

수천점에 이르는 중국의 청자와 수십만점의 중국 엽전꾸러미를 가득 싣고 떠난 이 무역선은 중간 기착지인 고려의 신안 앞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침몰하고 만다.수십명의 선원과 함께 배에 가득가득 채웠던 보물이 수장돼 수십m 물 아래 개펄속에 묻혀버린다.

1975년 신안 앞바다 해저유물이 인양되기 시작했고 1200년전의 타임캡슐이 우리앞에 신비한 모습을 드러냈다.

유물과 함께 인양된 침몰선은 13세기 중국 해외무역선의 실체를 보여주었고 문화재관리국은 훼손이 심한 침몰선을 5분의 1 크기모형으로 복원,목포해양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배는 3개의 돛대를 갖춘 길이 32m,너비 11m,하중 200t급의 목선.중국 복건성 천주에서 인양된 송나라 선박과 비슷한 모양이다.화물을 싣기 위해 대형 칸막이시설이 돼 있는 게 특징이다.

MBC 창사기념 다큐멘터리로 7일밤 방송된 「700년전의 약속」은 바로 신안보물선을 그대로 재현한 특집물이다.

복원된 배로 영파∼신안∼오사카까지 3천㎞에 이르는 고대원양항로를 20일동안 항해했다.난파로 실현되지 못한 무역약속을 이행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700년전 약속호」.장장 2시간 계속된 이 프로는 고대의 선박·청자제조과정과 함께 수장된 비밀을 추적해 흥미를 자아내게 했다.

이 작품의 제작비는 10억원,2년간의 제작기간에 연인원 9천명이 동원된 대작.

우리나라 TV도 이만한 대작 다큐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음을 보여주었다.

지난 8·15에는 SBS가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는 「왕도의 비밀」6부를 방영,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일본의 NHK가 제작해 명성을 높인 「실크로드」에 맞먹을 대하 다큐작품이 나올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반기문 논설고문>
1996-12-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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