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中 전승절 열병식] ‘中 벤틀리’ 훙치 탄 시진핑… 1만여 병력 향해 “동즈먼 신쿠러!”

[中 전승절 열병식] ‘中 벤틀리’ 훙치 탄 시진핑… 1만여 병력 향해 “동즈먼 신쿠러!”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5-09-04 00:04
업데이트 2015-09-04 02:3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시진핑 담화 의미·전망

“동즈먼 신쿠러!”(同志們 辛苦了!·동지들 고생 많습니다!).

“웨이런민푸우!”(爲人民服務!·인민을 위한 봉사입니다!).

‘중국 벤틀리’로 불리는 고급 승용차 훙치 무개차를 타고 1만 2000여명의 병력을 사열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표정은 한없이 온화해 보였다. 군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목소리도 부드러웠다. 그러나 최고통수권자의 치하에 대답하는 군인들의 눈매는 이글거렸고, 함성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3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에서 시 주석은 평화를 강조했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는 군인과 신무기는 군사굴기(軍事崛起)를 전 세계에 과시했다. 강력한 군사·경제력으로 중국식 평화와 세계질서를 펼치려는 중국의 포부가 유감 없이 드러난 열병식이었다.

최룡해(왼쪽 화살표) 북한 노동당 비서가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을 참관하기 위해 성루 왼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반면 박근혜(오른쪽 화살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성루 중앙인 오른쪽에서 열병식을 보고 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최룡해(왼쪽 화살표) 북한 노동당 비서가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을 참관하기 위해 성루 왼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반면 박근혜(오른쪽 화살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성루 중앙인 오른쪽에서 열병식을 보고 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박근혜(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앉아서 열병식을 관람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현장에 차양이 없으니 선글라스를 준비하라”는 중국 측의 사전 고지에 따라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한때 행사 내내 착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분열이 진행될 때 자유롭게 휴식이 가능하다”는 안내에 따라 앉거나 휴게실을 오가며 각국 정상들과 인사하고 외교 활동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박근혜(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앉아서 열병식을 관람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현장에 차양이 없으니 선글라스를 준비하라”는 중국 측의 사전 고지에 따라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한때 행사 내내 착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분열이 진행될 때 자유롭게 휴식이 가능하다”는 안내에 따라 앉거나 휴게실을 오가며 각국 정상들과 인사하고 외교 활동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최첨단 무기가 동원된 열병식 도중 흰색 군복을 입은 간호부대원들이 수송 트럭에 올라 시 주석이 자리한 톈안먼 성루를 응시하고 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최첨단 무기가 동원된 열병식 도중 흰색 군복을 입은 간호부대원들이 수송 트럭에 올라 시 주석이 자리한 톈안먼 성루를 응시하고 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習 “전쟁이란 다모클레스의 칼 드리워”

시 주석은 이날 과거의 전쟁과 미래의 평화를 동시에 말했지만, 방점은 평화에 찍었다. 예상과 달리 과거 일본 군국주의의 침략과 현재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 경향에 대해서도 별다른 비판을 가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기념사 첫머리에서 “중국은 일본 침략자들에게 가장 먼저 대항해서 가장 마지막까지 싸워 이긴 국가”라면서 “중국에서 3500만명, 세계적으로 1억명이 숨진 반파시트 전쟁을 역사의 거울로 삼아 인류가 함께 발전하는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절대로 우리가 당했던 비극을 다른 민족에게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과오를 겨냥하기보다는 중국의 희생과 미래를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 병력 30만명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해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식으로 군축을 제시했다. 이는 동·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중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는 미국과 일본에 평화적인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 주석은 군축을 발표하면서 “전쟁이라는 ‘다모클레스의 칼’이 인류의 머리에 드리워져 있다”고 말했다.

●비전투요원 줄여 군사력 강화 포석

그러나 시 주석이 강조한 평화는 힘을 바탕으로 한 평화이다. “중화민족이 5000년 역사의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으며 더욱 찬란한 내일을 창조할 수 있다”는 시 주석의 발언에선 강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30만명 감축도 곧바로 중국의 군사력 약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중국은 1966년부터 지금까지 10차례 걸쳐 감축을 단행해 600만명에 이르던 병력을 230만명으로 줄였는데, 대부분 비전투 요원의 감축이었다. 환구시보는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에도 비전투요원 중심의 감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군은 심각한 계급 적체와 비리 문제로 감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원 감축으로 절약되는 비용은 신무기 획득 등 군 현대화 전략에 사용될 가능성이 커 오히려 군사력 강화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

더욱이 항일 70주년을 맞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치르고,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21D와 괌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26’ 등 수많은 신무기를 공개한 것 자체가 미국과 일본을 향한 경고이다.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앞세워 일본, 동남아시아 동맹국과 함께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려는 미국과 안보 법제 제·개정을 통해 중국에 빼앗긴 동아시아 주도권을 다시 쥐려는 일본을 향해 “힘 대결에서도 이젠 밀리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5-09-04 2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