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1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호주의 대표적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의 로리 메드카프 연구원은 설사 G20 정상회의 주최 측이 푸틴을 예정대로 초청하더라도 푸틴 자신이 행사 참석을 거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호주 AAP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메드카프 연구원은 23일(현지시간) 시드니의 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러시아가 피격된 M17기의 사고 조사에 적극 협조할 때만 푸틴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드카프는 “만약 국제사회뿐 아니라 호주 내에서도 (러시아에 대해) 많은 불만과 분노가 있으면 푸틴이 굳이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 시위대와 마주하려고 호주에 오려 할지 의문”이라며 “올해 G20 정상회의에는 깊은 정치적 암류(暗流)가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G20 초청은 참가국들의 합의로 이뤄지는 것이지 주최국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1~2개월 정도 러시아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지 아니면 속임수를 쓰려고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정치권에서는 MH17기 피격 사건 이후 야당인 빌 쇼튼 노동당 대표가 푸틴의 G20 참석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토니 애벗 총리도 이 문제에 대해 “지켜보자”고 여지를 남기는 등 푸틴의 G20 참석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