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을 모두 얻어낸 승리였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5전 3승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9-2로 완파하고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경기 전 염경엽 넥센 감독과 인사하며 “지금은 염 감독이 승장의 표정으로 웃고 있지만 하루 만에 바꿔주겠다”던 양상문 LG 감독의 호언장담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수장의 자신감을 현실화하는 선봉에는 신정락이 있었다.

신정락은 이날 선발로 출격해 7이닝 동안 23명의 타자를 맞아 2피안타 무사4구 10탈삼진 1실점이라는 무시무시한 투구를 펼쳤다.

신정락의 호투는 LG에 불펜 소모 최소화라는 선물을 가져다줬다.

8회부터 이동현, 신재웅, 봉중근, 김선규, 유원상 등이 나와 ⅓∼⅔이닝 정도씩 짧게 던지며 경기를 끝냈다.

9회 2사에 올라온 김선규가 제 역할을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이는 애초 마무리 봉중근이 두 타자만 상대하게 하려던 양 감독의 계획에 따른 등판이었다.

신정락을 필두로 한 LG 마운드가 올 시즌 프로야구 최강의 투수 앤디 벤헤켄을 상대로 승리를 일궈냈다는 점 또한 큰 의미가 있다.

넥센의 가장 확실한 필승 카드인 벤헤켄이 출전한 경기를 승리로 이끈 데다가 헨리 소사-벤헤켄으로 이어지는 넥센의 ‘원투 펀치’를 상대로 1승1패를 거둔 것은 시리즈 운영에서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준플레이오프에서의 무서운 기세를 회복한 타선의 부활 역시 LG에 큰 힘이 되는 부분이다.

마치 8회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집중 3안타와 볼넷 4개에 희생 플라이까지 묶어 대거 6점을 뽑아낸 응집력은 장타를 기대하기 어려운 LG 타선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이었다.

박용택-이병규(등번호 7번)-이진영-스나이더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1차전의 부진을 딛고 6타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이끌었다는 점도 넥센 중심 타선의 침묵과 좋은 대조를 이뤘다.

아울러 넥센이 자랑하는 필승 계투조 한현희-조상우를 무너뜨렸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7회 1사 2루에 벤헤켄을 구원 등판한 한현희는 첫 10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를 하나만 잡을 정도로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박용택에게 적시타를 맞고 퇴장했다.

다음으로 1차전 5회 1사 1, 3루에서 이병규를 병살로 잡아낸 기억이 있는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번엔 이병규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승리했다.

조상우마저 무너지면 더는 수가 없는 넥센은 그대로 조상우를 밀어붙였지만 이진영의 연속 볼넷에 이어 스나이더의 2루타까지 터지자 백기를 들어야 했다.

불펜 소모 최소화, 벤헤켄전 승리, 타선 부활, 넥센 필승조 격파 등 다양한 소득을 얻은 LG는 1승 이상의 기운을 품고 홈인 잠실로 향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