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파벌 의혹’ 빙속 진상 규명해야

[스포츠 돋보기] ‘파벌 의혹’ 빙속 진상 규명해야

입력 2011-02-10 00:00
수정 2011-02-10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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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파벌의 핵심은 ‘선수들’이 아니다. ‘바뀐 공고’가 핵심이다. 대한빙상연맹은 동계아시안게임 팀추월 선수구성 공고를 뚜렷한 설명 없이 바꿨다. 지난해 10월 첫 공고 때는 ‘1500m 1·2위와 5000m 1위로 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1500m 선수 선발이 끝난 12월에 돌연 ‘1500m 1·2위와 5000m 1·2위로 팀추월 멤버를 구성한다.’고 변경했다.

공고가 바뀐 이유는 ‘내 편 챙기기’다. 1500m 2위를 차지한 이규혁(서울시청)이 팀추월 출전을 고사할 것으로 예상되자, 5000m 2위가 유력한 고병욱(한국체대)에게 기회를 준 셈이다. 1500m 차순위(3위) 자격으로 팀추월 예비 엔트리에 뽑힌 이종우(의정부시청)는 공고가 바뀌면서 공중에 떴다.

5000m 2위를 차지한 고병욱도 두 번째 공고에 따라 팀추월 멤버 자격을 갖췄으니 억울한 상황에 놓였다. 이종우가 타도, 고병욱이 타도 문제가 될 게 뻔해지자 후배에게 양보하려던 이규혁은 ‘울며 겨자먹기’로 팀추월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선수들은 모두가 피해자가 됐다. 100m를 뛰는 우사인 볼트가 42.5㎞ 마라톤을 ‘의지와 상관없이’ 뛴 격이었으니 당연하다. 이승훈(한국체대)은 아쉽게 4관왕을 놓쳤고, 이규혁과 모태범(한국체대)은 8바퀴(3200m)가 힘에 부쳤다. 팀추월 금메달로 병역문제를 해결하려던 이종우도, 고병욱도 입맛만 다셨다. 금메달도 놓쳤고, 종합 2위도 날아갔다.

빙상연맹은 그동안 숱한 사건들로 몸살을 앓았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직후 불거진 쇼트트랙 파벌 문제부터 지난해 이정수(단국대)·곽윤기(연세대)의 짬짜미 의혹까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피겨퀸’ 김연아(고려대)에 대한 미흡한 관리까지 더해져 눈총을 받아 왔다. 그래서인지 웬만한 비난에는 눈도 꿈쩍 안 한다. 그만큼 맷집(?)이 강해졌다. 빙상연맹은 불거진 파벌 의혹에 대해 “결론적으로 원칙대로, 순서대로 정확히 태웠으니 전혀 문제가 없지 않으냐.”는 입장을 고수했다.

10일 빙상연맹 대의원총회를 거치면 제일모직 김재열 부사장이 새 회장에 오른다. 신임 회장은 스피드스케이팅의 파벌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국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투명하고 공정한 진상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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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1-02-1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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