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에 웃고 우는 한국배구

용병에 웃고 우는 한국배구

입력 2009-04-14 00:00
수정 2009-04-1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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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이 한국 프로배구를 지나치게 좌우한다.”

올 시즌 삼성화재가 사상 첫 V3의 위업을 달성하면서 프로배구 챔피언에 등극한 데는 크로아티아 출신 안젤코(29·라이트)라는 ‘한국형 용병’의 활약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용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2년 연속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한국형 용병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안젤코는 지난 12일 삼성의 우승이 확정된 뒤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음 시즌에도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 안젤코는 용병으로서는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3시즌 연속 재계약하기로 구단과 사실상 합의된 상태.

그러나 지나친 용병 의존도에 대한 비난은 시즌 내내 삼성화재를 괴롭혔다. 실제로 삼성은 안젤코가 부진하면 팀의 공격활로를 찾기 힘들었고, 안젤코가 살아나면 팀 분위기도 덩달아 올라가는 등 안젤코의 컨디션에 따라 웃고 울었다. 용병이 팀을 우승으로 이끈 건 이번 시즌만이 아니다. 2005~06, 2006~07년 현대캐피탈이 2년 연속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도 숀 루니라는 ‘전천후 용병’의 활약이 컸기 때문이다. 용병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여자부도 예외는 아니다.

반면 대한항공은 시즌 직전 쿠바 출신 칼라를 전격 영입했지만, 세터와의 호흡이 맞지 않아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안젤코의 삼성에 패했다. 대한항공 진준택 감독은 “칼라가 한국배구에 끝까지 적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LIG도 시즌 전 네덜란드 출신 최장신 용병 카이(215㎝)를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해결사’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용병의 활약으로 우승의 향방이 좌우되는 것을 다시 확인한 각 구단들은 이미 한국무대에 적응을 끝낸 용병을 잡으려고 분주하다. LIG는 지난 2월 현대의 2연패를 이끌었던 숀 루니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토종 거포’를 육성하는 대신 한시적으로 계약하는 용병에 지나치게 의존하려고 경쟁하는 것은 한국배구를 좀 먹는다는 지적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홈페이지에는 안젤코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지적하는 팬들의 의견이 자주 등장한다. 팬들은 현대캐피탈 박철우(24·라이트)와 같은 ‘토종 거포’가 삼성을 비롯한 다른 구단에서도 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09-04-1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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