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혁 노장의 힘

이규혁 노장의 힘

최병규 기자
입력 2007-11-13 00:00
수정 2007-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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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레이크시티 빙속월드컵 1차 1000m서 연속 한국新 경신

이규혁(29·서울시청)은 한국 남자 빙속의 ‘맏형’이다. 이영하-배기태-김윤만으로 이어지는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계보를 잇는다. 이젠 지난 3월 세계선수권 500m에서 34초25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빙상 탄환’ 이강석(22·의정부시청)이 그 바통을 이었으니 그는 이른바 ‘낀 세대’다. 그러나 그는 세월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꿋꿋하다. 이규혁은 이강석의 낭보가 전해지기 두 달 전 단거리 최강자를 뽑는 스프린트세계선수권에서 우승, 거꾸로 먹는 나이를 새삼 실감케 했다. 그리고 07∼08시즌을 시작하는 월드컵 1차대회에서 이틀 연속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는 케케묵은 격언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12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올림픽오벌에서 벌어진 대회 남자 1000m 디비전A(1부리그) 2차 레이스. 이규혁은 1분07초07로 결승선을 끊어 앞서 경기를 마친 문준(25·성남시청)이 작성한 한국기록(1분07초11)을 0.04초 앞당기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전날 1000m 1차 레이스에서 한국기록을 세운 그는 이틀 연속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는 놀라운 ‘노장의 뚝심’을 발휘했다.

이규혁은 불운한 스타다.13세 때 태극마크를 달아 ‘신동’으로 불린 그는 1997년 빙속월드컵 1000m에서 사상 첫 세계기록을 세우더니 2001년에는 1500m 세계기록까지 작성했다. 그러나 유독 큰 대회에서 약했다. 지난해 토리노까지 네 차례나 겨울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노메달에 그쳤다. 은퇴를 고민했다. 그러나 이규혁은 나이에 저항했고, 결국 올해 초 스프린트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제2의 ‘빙속 인생’을 시작했다.

이규혁은 지난달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이제 또 다른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새 시즌의 각오를 밝혔다.“하나하나 새로 배워 간다는 점에서 후배들과 다르지 않다.”고도 했다. 그러고는 올시즌 첫 대회에서 이틀 연속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뒤 “세계대회에서 또 한 번 우승을 차지해 나 자신뿐 아니라 한국 빙속의 부활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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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7-11-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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