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그라운드 바깥부터 보자. 인도네시아전을 앞두고 두 가지 걱정이 있었다. 하나는 인도네시아의 일부 팬들이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혹시라도 우리보다 경제 여건이 어렵고 축구 문화도 덜 발달한 인도네시아에 대해 ‘선입견’을 가졌던 것은 아닌가 돌아볼 필요도 있다. 사회적 갈증을 해결할 만한 문화가 부족한 나라들에서 축구가 때로는 자극적인 매개가 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낮춰 보는 시선은 권할 만한 일이 못된다.
우리도 한때 동대문운동장에서 ‘박스컵 대회’ 등을 통해 당시의 억눌린 감정들이 분출한 적도 있지만 폭력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또 한 가지 기우는 혹시라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이 적당하게 뛰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우디는 4골을 퍼부으면서 일부 언론과 팬의 걱정을 씻어주었다. 적당하게 뛰면서 무승부를 이루는 것을 분명한 언어로 말하면 ‘담합’인데, 사실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구단과 심판, 일부 선수 등이 오랜 먹이사슬 관계를 형성한 리그라면 몰라도 일순간 만나서 치르는 국가 대항전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두 나라의 젊은이들은 열심히 뛰었고, 축구장이 아직은 아름다운 영토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제 그라운드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필자는 이 경기를 세 가지 방식으로 관전했다. 하나는 텔레비전 생중계였고 나머지는 인터넷 실시간 댓글 달기와 평점 주기였다. 한 골로 앞서가는 상황이었지만 후반전 아까운 기회를 몇 차례 놓쳤고, 곧바로 위기도 찾아왔다. 순간 인터넷을 살펴봤는데 극과 극의 단어들이 뒤엉켰다. 자극적인 단어로 실망감을 표출하기도 하고 제발 실수하지 말라며 애를 태우는 사람도 있었다.
필자는 그것이 상반된 표현이지만 그러나 좀 더 역동적이며 신선한 축구, 그것도 내용적으로 지배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승리하는 축구를 바라는 똑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애정과 열망이 있기 때문에 더러 실망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홧김에 거친 소리도 내뱉지만, 그러나 베어벡 감독과 젊은 선수들이 정말로 조별리그를 끝으로 귀국하기를 바라는 심정은 아닌 것이다.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오른 8강이다. 이제부터는 경우의 수가 없는 단판 승부들이다. 현지의 감독과 선수들이 고국 팬들의 이 뜨거운 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