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겨울스포츠 도시로 일대 변환을 꿈꿨던 평창과 한국의 겨울스포츠는 당분간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최근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활약하고 있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외에는 세계 수준에 다가선 종목이 거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따라서 2014년 올림픽을 계기로 몇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던 겨울 종목들은 허탈감을 쏟아내고 있다.
●스켈레톤·봅슬레이 등 취약종목 타격
대한체육회에 가맹된 경기단체는 모두 55개 종목. 이 가운데 대한루지·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겨울종목 가운데 가장 최근에 가입된 단체다. 규모에서도 빙상이나 스키 등 같은 종목에 견줘 가장 왜소하다. 실업팀은 강원도청 딱 한 곳뿐. 국가대표 7명을 포함해 등록 선수는 60명 안팎에 불과하다. 겨울올림픽에서 이 3개 종목에 걸려있는 금메달이 모두 11개다.
이 연맹이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춘 건 불과 5년 전. 평창이 첫 도전할 당시 전북연맹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개 지방연맹을 거느리며 몸집을 불렸고, 봅슬레이의 경우엔 올해부터 대표팀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평창 유치로 인한 경기장 확보에 가장 큰 기대를 걸었다. 성연택 연맹 전무는 “아시아권에서 훈련장은 일본에 딱 한 군데 있다.”면서 “수 백억이 들어가는 훈련·경기장이 언제 세워질지는 2014년 겨울올림픽을 소치가 가져가면서 요원해졌다. 이 종목은 “30년 전으로 후퇴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고 아쉬워 했다.
●“한국 경기력 몇몇 종목 편중” 지적
설상종목 가운데 하나인 스키계도 한창 도약의 꿈에 젖어있었다.
대한스키협회 조은상 차장은 “전체 메달의 40%가 걸려있는 스키 종목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3개 실업팀으로 겨우 꾸려가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그나마 최근 스키점프 국가대표를 위한 팀 창단 물밑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유치 실패로 탄력을 잃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하루 이가야 국제올림픽위원회 실사단장이 평창을 방문했을 당시 한국의 겨울스포츠 경기력이 1∼2개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한 점을 상기해야 한다.”면서 “미래를 위해서라도 겨울스포츠 전반에 걸쳐 균형있는 경기력을 확보하는 게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이치상 부회장은 “지난달 중순 문화관광부가 겨울스포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물론 평창 유치전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겠지만 지금 유치에 실패했다고 해서 계획을 슬그머니 거둬들이는 것은 겨울스포츠인들의 한숨을 더 깊게 만드는 일”이라고 경계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