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라운지] 80년대 배구스타서 방송해설가 된 박미희

[스포츠 라운지] 80년대 배구스타서 방송해설가 된 박미희

입력 2007-02-23 00:00
수정 2007-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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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월드컵인 월드리그 쿠바와의 국내 홈경기가 열린 지난해 7월15일 대전의 충무체육관. 후끈 달아오른 코트의 열기는 아랑곳없이 다른 한 쪽 사무실에선 이야기꽃이 활짝 피었다. 김화복(대한배구협회 사무국장)을 비롯해 곽선옥, 이운임 등 한 때 여자코트를 주름잡던 미도파의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 한가운데는 왕년의 명 해설가 오관영(전 고려증권 단장)씨가 있었다. 그가 던진 한 마디.“근데 여우는 어디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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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희
박미희
박미희(44)가 “생님(선생님)∼저 여기 있어요.”라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3년의 중국생활을 마치고 두 달 여전에 귀국한 박미희는 선배들, 그리고 별명을 붙여준 오씨와 정말 오랜 만에 이야기꽃을 피웠다.

7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유일무이’의 프로배구 TV해설가로 변신해 있다.

전설의 미도파, 그리고 코트의 여우

미도파는 80년대 여자 배구코트를 점령한 배구 명문이었다. 조혜정을 비롯해 유경화, 유정혜 등 1세대에 이어 김화복으로 대표되는 2세대, 곽선옥의 3세대,4세대의 ‘명세터’ 이운임에 이어 사실상 미도파 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선수는 다름아닌 ‘여우 센터’ 박미희였다. 직후 미도파가 해체됐으니 그는 지금까지도 ‘이창호 사단’의 영원한 막내인 셈이다.

지난 1982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멤버로 이듬해 여자실업배구 대통령배에서 신인왕을 차지하며 여자코트의 ‘기둥’으로 자리잡은 그는 신체적으로는 ‘약골’이었다. 그러나 컴퓨터 같이 돌아가는 ‘꾀’는 대적할 선수가 없었다. 당시 라이벌이던 현대건설의 전호관 감독은 “상대 코트를 흔들어 놓는 재주가 탁월한 선수”로 그를 평가했다.

광주여상 3년 선배 이운임과 눈빛 하나만으로도 척척 손발이 맞았던 그는 서울올림픽에서 비록 대표팀이 꼴찌는 했지만 개인종합기록 1위를 거머쥘 만큼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9년간의 실업선수 생활을 끝낸 뒤에도 그는 당시 서울시립대와 기독대, 수원 장안대 등에서 실기 강의를 펼치며 배구와의 인연을 이어나갔다.

이젠 ‘해설의 여우’가 되고프다

지난해 12월24일 첫 마이크를 잡았으니 그의 경력은 고작 꼭 두 달뿐이다. 그러나 벌써 그의 배구해설은 누리꾼들에겐 꼼꼼하고 재미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를 TV해설가로 추천한 사람은 이세호 강남대 교수. 이 교수는 “사실 내가 너무 힘들어 맡겼지만 이제는 나보다 더 인기가 있는 것 같다.”며 엄살을 떨었다.

오관영씨의 끊임없는 ‘지원사격’도 그를 키우고 있다. 오씨는 “별명만큼이나 해설에도 여우다운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면서 “같은 말이라도 맛깔나게 전달할 수 있는 말주변과 순발력도 갖췄다.”고 귀띔했다.

박미희는 요즘 한·일여자배구의 ‘옛날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의 기량은 물론, 향수어린 이야기를 섞어가며 한국배구의 흐름을 전달해 주는 게 더 감칠맛나는 해설”이라고 말한다.

박미희는 “현장감각을 갖춘 여성 지도자가 필요한 때”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현재 수원 생활체육팀에서 선수 겸 지도자로 뛰는 지경희(41), 구미팀의 코치 겸 감독 김윤혜(42) 등 열정으로 가득한 후배들이 감독으로 프로배구 코트에 서는 날 진정한 ‘해설의 여우’로 거듭날 것”이라며 희망을 드러냈다.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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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세계청소년대회 우승(1982년·멕시코·베스트6), 제1회 대통령배 최우수선수(1982년), 여자실업배구 신인상(1983년), 서울올림픽 개인기록 종합 1위(1988년), 서울시립대, 서울기독대, 수원 장안대, 숭의여대 강사, 중국 옌볜대 실기 강사,KBS N 해설위원(현재)
2007-02-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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