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돈이 판정 하나마다 영향을 받는 프로야구의 오심도 경기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하듯 올림픽 심판의 판정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아마추어 스포츠의 심판은 더욱 배려를 받아야 한다. 프로 스포츠의 심판은 직업이지만 아마추어는 봉사다. 또 프로 심판은 자신의 판정에 대해 규칙의 적용이 잘못되지 않는 한 전적인 권한을 부여받는다. 야구 심판이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고 해서 이를 번복시킬 권한은 아무에게도 없다. 대법원이 하급심의 사실 판단에 대해 심리하지 않듯 프로 심판의 판정이 규칙 해석을 잘못한 것이 아니면 최종의 판단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아마추어 심판은 현장에서부터 기술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판정이 번복되기도 하고 고유의 판정에 대해서도 제소를 당할 수 있다. 물론 올림픽에서의 성적이 이후의 프로 진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피겨스케이팅이나 복싱에서는 매수 시도가 있을 가능성도 있고, 동서 냉전이 치열하던 시절에 올림픽 성적이 국력 과시의 수단이나 자국 정치에 이용되던 시절에는 강대국의 압력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런 것과 별 관계가 없는 스키점프나 쇼트트랙의 심판이 잘못된 판정을 내렸다면 그것은 심판 본인의 역량 부족이다.
프로 심판들은 직업인으로서 엄격한 시험과 훈련을 통해 선발된다. 그리고 이들은 은퇴할 때까지 시즌만 되면 심판만 본다. 당연히 신뢰도가 높은 판정을 내린다. 하지만 이들도 잘못된 판정이 자주 나오고, 그 때문에 혹독한 비난을 받는다. 잘하면 본전이고. 아마추어 심판, 특히 국제 심판은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이 열리는 해가 아니면 심판을 볼 기회조차 없다. 또 이들은 심판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직업인도 아니다. 이들에게 프로 심판보다 높은 역량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같은 나라 선수가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누구나 기쁘다. 그렇지만 부당하고 무리하게 심판이나 상대 선수를 비난하는 국수주의는 안 된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