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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가라… 줄기세포 바꾸니 몸도 뇌도 ‘회춘’

노화는 가라… 줄기세포 바꾸니 몸도 뇌도 ‘회춘’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4-03-27 23:55
업데이트 2024-03-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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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생쥐에 젊은 쥐의 피 수혈
신체 능력·뇌 기능 회복 확인해
염증 유발하는 HSC 억제 요법
노화 지표 감소·면역체계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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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신체·인지·면역 기능까지 저하해 치매나 퇴행성 신경질환을 비롯해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노화의 시계를 늦추거나 되돌리는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제공
노화는 신체·인지·면역 기능까지 저하해 치매나 퇴행성 신경질환을 비롯해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노화의 시계를 늦추거나 되돌리는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제공
SF 영화나 소설에서는 혈액이나 세포를 교체해 젊음을 되찾거나,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는 내용이 흔히 등장한다. 사실 신선한 피가 노화를 막아 줄 것이라는 생각은 흡혈귀 전설부터 시작해 오랜 세월 이어져 왔다.

그런데 실제로 젊은 피나 체액을 주입하면 의학적 효과가 일부 있다는 연구들도 최근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2014년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은 젊은 생쥐의 피를 늙은 생쥐에게 수혈해 근육과 뇌가 젊어지는 효과를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2017년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은 인간 신생아의 제대혈에서 추출한 혈장을 늙은 생쥐에게 주입했더니 기억력과 판단력 같은 뇌 기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밖에도 운동을 많이 한 생쥐의 혈액을 게으른 생쥐에게 주입하면 운동을 한 것과 똑같은 효과를 갖는다는 연구, 어린 생쥐의 뇌척수액을 늙은 생쥐에게 투여하면 뇌 기능 전반이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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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항체 치료법을 이용해 혈액 줄기세포를 바꿔 늙은 생쥐의 면역 체계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사이언스 제공
과학자들이 항체 치료법을 이용해 혈액 줄기세포를 바꿔 늙은 생쥐의 면역 체계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사이언스 제공
미 생물학자와 의학자들이 항체 치료법을 이용해 혈액 줄기세포를 바꿔 늙은 생쥐의 면역 체계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새로 내놨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줄기세포 생물학 및 재생의학 연구소, 암 줄기세포 연구 의료센터, 암 연구소, 방사선 종양과, 병리학과, 미 국립보건원(NIH)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AID), 빌링스 몬태나주립대 생물·물리과학과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3월 28일자에 실렸다.

노화는 신체 기능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까지 떨어뜨려 치매나 퇴행성 신경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또 노화는 인체 면역 기능도 저하시켜 나이가 들수록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과학자들은 노화가 혈액 세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HSC)라는 줄기세포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젊은 HSC는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림프구와 골수구를 균형 있게 만들어 낸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HSC도 노화돼 림프구 생산은 줄거나 그대로인 데 반해 골수구 세포 생산은 증가하면서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런 변화가 면역력 감소, 체내 염증 증가를 유발해 각종 노화 관련 질환을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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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SF 소설과 영화에는 젊은이의 혈액이나 체액을 공급받아 청춘을 되찾고 불로장생하는 내용이 심심찮게 나온다. 실제로 혈액이나 골수를 교체해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미국 드라마 ‘실리콘 밸리’의 한 장면. HBO 제공
많은 SF 소설과 영화에는 젊은이의 혈액이나 체액을 공급받아 청춘을 되찾고 불로장생하는 내용이 심심찮게 나온다. 실제로 혈액이나 골수를 교체해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미국 드라마 ‘실리콘 밸리’의 한 장면.
HBO 제공
이에 연구팀은 노화 HSC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골수구 생산 HSC를 감소시키는 면역 요법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젊은 HSC에는 없고 노화된 HSC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세포의 표면 단백질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이 세포의 표면 단백질을 공격하는 항체를 만들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골수구 생산 HSC를 제거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늙은 생쥐에게 항체를 주입해 골수구 생산 HSC를 억제함으로써 일반 림프구 전구 세포와 기타 면역 세포를 증가시켜 젊은 생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면역 체계를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항체 치료를 받은 생쥐는 염증과 같은 노화 지표가 감소했고,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도 젊은 생쥐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줄기세포 및 재생의학 분야 석학으로 이번 연구를 이끈 어빙 와이즈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비정상적인 노화 줄기세포를 변화시켜 젊은 혈액 세포를 생산하도록 하면 노화 관련 면역 저하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와이즈먼 교수는 “이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 적용 가능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임상 및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2024-03-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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