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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듣는 작물·가축이 잘 자라… ‘음악농법’ 원리 찾았다

클래식 듣는 작물·가축이 잘 자라… ‘음악농법’ 원리 찾았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08-10 21:56
업데이트 2020-08-11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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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硏 김기문 연구단장 연구팀
소리로 ‘화학 반응 조절’ 시각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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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장
김기문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장
농가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병충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작물이나 가축을 키울 때 음악을 틀어 주는 ‘음악 농법’을 쓰는 경우가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음악 농법의 원리를 규명하고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소리를 이용해 분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김기문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소리가 물리적 현상뿐만 아니라 화학 반응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소리로 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것을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화학’ 8월 11일자에 실렸다. 마이크로파나 초음파는 물체나 분자 움직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파장이 긴 소리는 에너지가 작아 분자 움직임에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다. 이 때문에 소리는 화학 분야에서 연구 대상으로 거의 고려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팀은 소리를 이용해 물을 움직여 공기의 용해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하나의 용액 내에서도 서로 다른 화학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착안해 냈다.

연구팀은 스피커 위에 파란색 용액을 담아둔 실험용 접시를 올려놓은 뒤 소리가 접시 속 물 색깔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관찰했다. 연구팀이 사용한 용액은 산소와 반응하면 파란색에서 무색으로 바뀌는 염료였다. 그 결과 소리로 액체가 물결을 만들 때 움직이지 않는 마디 부분은 파란색이었지만 상하운동을 하는 마루와 골 부분은 산소와 반응해 무색으로 바뀌는 것이 관찰됐다. 소리에 따라 기체의 용해도라는 화학반응이 달라지면서 하나의 용액 속에서도 다양한 색깔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해 낸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황일하 IBS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소리로 화학의 기본 반응인 산화, 환원과 산, 염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소리가 생체 내 화학반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0-08-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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