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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도 테슬라도 ‘로켓 재활용’ 활발

아마존도 테슬라도 ‘로켓 재활용’ 활발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6-07-19 01:22
업데이트 2016-07-1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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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으로 이전된 NASA 우주개발 프로젝트 기술… 한국도 2019년 발사 목표

지난달 중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이 4회 연속 로켓발사체 귀환시험에 성공했다. 발사체(로켓)를 재활용해 우주여행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 것이다. 테슬라의 창업자 앨런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 역시 로켓 재활용을 위한 시험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1960년대 미국과 구소련의 군비경쟁으로 촉발된 우주개발이 2000년대 들어 여행과 화물 운송 같은 사업 모델을 갖춘 민간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제2의 우주개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기존의 위성 운용이나 위성사진 판매가 아닌 로켓 발사와 운용에까지 민간이 뛰어들면서 우주선진국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발사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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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日·中 도 우주발사대행 시장으로

유럽우주청(ESA)은 2014년 12월 장관급 회의를 열고 약 41억 유로(약 5조 1554억원)를 투자, 유럽의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6’를 개발하기로 했다. 유럽은 그동안 저렴한 로켓발사 서비스 비용을 강점으로 위성발사 대행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으나, 최근 스페이스X의 상업발사 시장 진출에 위협을 느끼고 2020년 운용을 목표로 새로운 로켓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일본도 발사서비스 시장 진입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로켓 개발에 착수했다. 일본은 현재 운영 중인 H2의 엔진을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발사체 H3 개발을 2013년부터 시작했다. 총 1900억엔(약 2조 20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시험발사, 2021년 정지궤도 위성 진입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로켓 발사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일본은 H3 개발을 통해 발사 비용을 지금의 절반 수준까지 낮춰 세계 발사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초대형 로켓 ‘창정 7호’ 발사에 성공한 중국도 중·대형 위성발사는 물론 유인로켓 발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특히 개발 초기부터 러시아의 기술을 적극 이전받으면서 로켓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의 로켓 발사성공률은 2000년 이전까지 83%에 불과했지만 2011~2015년에는 97.7%로 올라섰다. 특히 2015년에는 19기의 로켓과 45개의 위성발사를 모두 성공시켜 100%의 성공률을 보였다.

●기업 저비용 성공 요인은 ‘스핀오프’

보통 발사체(로켓) 개발은 천문학적인 예산과 장기간의 연구개발, 대규모의 인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창업 10년 남짓 된 벤처 수준의 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로켓 개발과 발사체 서비스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된 우주기술들의 ‘스핀오프’(기술이전·spinoff) 덕분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64년 ‘기술활용계획’을 시작으로 다양한 우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상용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다. 메모리폼 베개, 매트리스, 냉동 건조식품, 전자레인지, 정수기, 가스탐지기 등이 스핀오프를 통해 상용화된 대표적인 기술들이다.

스페이스X의 팰콘 로켓 엔진 역시 스핀오프 덕분에 확보할 수 있었다. 스페이스X는 1950년대 나사에서 연구해 아폴로 프로그램에서 사용된 추진제 인젝터, 터보펌프 등을 그대로 사들여 활용했고, 다양한 형태로 이전된 엔진기술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엔진의 성능을 개량하고 개발할 수 있었다. 나사를 통해 다양한 시험시설을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고속성장의 발판이 됐다.

●“민간 우주개발 산업 활성화도 기대”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선진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미래 유망산업인 항공우주분야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우주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며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단순히 로켓 개발과 달탐사가 목적이 아니라 민간 우주개발 산업 활성화라는 또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013년 나로호 발사 성공을 제외하고는 로켓 기술과 관련해 우주선진국들처럼 축적된 기술도 없고 관련 산업 저변도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시험시설도 마땅치 않아 개발과 시험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연소 불안정 극복과 용접기술 확보다.

연소 불안정은 로켓의 연료가 완전히 타지 못하는 현상으로 로켓에 영향을 줘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로켓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꼽힌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도 불안정 연소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이 투입됐다. 지난달 초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수행한 75t급 엔진 75초 지상연소시험을 통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은 과제는 로켓의 연료가 채워지는 추진제 탱크의 용접 문제다. 한국형 발사체 추진제 탱크는 직경이 2.6m에 이르지만 두께는 일반 산업용 탱크보다 얇아 용접과정에서 변형되기 쉬운 만큼 변형을 막고 비행 중 압력과 하중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용접 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국내 우주산업은 대부분 정부 투자에 의지하고 있으며 위성활용 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우주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6-07-1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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