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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 핏불테리어로 6억원대 투견도박…檢, 37명 적발

맹견 핏불테리어로 6억원대 투견도박…檢, 37명 적발

입력 2013-12-01 00:00
업데이트 2013-12-0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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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부터 중소기업 사장·전직 교사까지승리 투견은 수백만∼수천만원에 거래

판돈을 걸고 맹견(猛犬) 핏불테리어끼리 싸움을 붙인 투견 도박 사범들이 대거 검찰에 적발됐다.

도박 사범중에는 조직폭력배뿐 아니라 일반 음식점 사장, 중소기업 사장, 대형 증권사 간부, 전직 중학교 교사까지 포함돼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윤재필 부장검사)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강원·경기 등 중부지역을 돌아다니며 투견 도박을 일삼은 사범 37명을 적발, 조직폭력배 등 도박개장자 9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견주(犬主) 등 도박개장 가담자 및 참가자 중 9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11명은 약식기소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도박주최자 등 8명은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강원·경기·충청 등 중부지역을 돌며 약 1년간 28회에 걸쳐 합계 6억2천만원 규모의 투견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도박 개장자는 철저히 역할을 분담해 도박장을 운영했다.

투견싸움을 주선하고 도박을 주도적으로 개장하는 도박주최자(일명 프로모터), 참가자 판돈을 관리하고 승패에 따라 수익금을 나누는 수금원, 승패를 판단하는 심판과 부심, 맹견을 제공하는 견주와 주변감시용 망꾼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지역을 번갈아 옮겨다니면서 도박개장 직전까지 수시로 장소를 바꿨고, 보안 유지를 위해 참가자들에게도 장소를 사전에 알리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 단속됐을 때 도주가 쉽도록 주로 야산 같은 곳에서 밤 10시에서 새벽 4∼5시 사이에 도박장을 열었다.

도박은 주로 두 가지 형태로 이뤄졌다.

프로모터가 복수의 견주를 모집해 수십∼수백명의 도박참가자를 모집하는 ‘현장게임’과 견주로부터 투견 체중 및 판돈 규모에 대한 조건을 제시받고 상대 견주를 물색해 소수 도박참가자만 참여시키는 ‘계약게임’ 형식이다.

전체 판돈 규모의 10%는 도박개장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90%는 ‘현장게임’의 경우 승리 투견에 베팅한 참가자에게, ‘계약게임’은 승리 투견의 견주에게 분배하는 식이다.

계약게임은 견주와 소수 참가자만 참여하는 만큼 판돈이 수천만원 단위까지 올라가고 단판 승부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도박개장자들은 주로 핏불테리어 인터넷 동호회를 통하거나 개인적으로 친분을 쌓은 사람들을 은밀하게 도박에 끌어들였다.

통상 한 곳의 도박장에서 4∼5회 싸움이 벌어지는데 ‘현장게임’의 경우 많으면 10회까지 투견판이 이어진다고 한다. 1회 싸움은 통상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일부 견주는 투견판에 내보내려고 어린 핏불테리어를 사서 성견(成犬)으로 키우고 심지어 조련사에게 월 100만원씩 주고 훈련을 시키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싸움에서 이긴 핏불테리어는 마리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거래되는 반면 진 개는 싼값에 보신탕용으로 판매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투견 도박이 싸움에 이용된 핏불테리어 중 어느 한 마리가 죽거나 심각하게 다칠 때까지 이어지는 잔인한 범행인 점을 감안해 도박개장 관련자 전원에 대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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