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도 연천군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의 원인은 사고자 김동민 일병에 대한 선임병들의 언어폭력이 주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군당국이 밝혔던 내용과 대체로 일치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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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사건을 조사해 온 육군합동조사단은 김 일병이 범행 이틀 전인 17일 한 고참으로부터 욕설을 들은 뒤 범행을 결심했다는 사실 등을 새로 밝혀냈다. 특히 조사단은 일부 희생자들에게는 확인사살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20일 발표했다.
●범행 동기와 수법
합조단 발표에 따르면 김 일병은 사고 이틀 전인 17일 취사장 안에서 막힌 하수구를 뚫는 작업을 하던 선임병 신모 상병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 마침 취사장 앞을 지나가던 김 일병에게 “고참이 이렇게 바쁘게 일하는데도 그냥 가느냐.”며 문제를 삼은 것.
이에 김 일병은 “미처 보지 못했다.”고 대답했으나, 신 상병으로부터 ‘×××’ 등 심한 욕설과 함께 2∼3분간 ‘교육’을 받았다. 이에 극심한 인격 모독을 느낀 그는 내무반으로 돌아오면서 “소대원들을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전에도 선임병들의 폭언에 불만을 품어오던 그가 이를 계기로 범행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일병은 초·중학교 동창이자 부대 동기인 천모 일병에게 “수류탄을 까고 총으로 쏴 (부대원을)죽이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범행 당일 김 일병은 내무반에 수류탄을 투척한 뒤 상황실로 이동하던 중 취사실에서 마주친 취사병 조모 상병이 1차 피격 후 계속 신음하자 확인사살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합동조사단 관계자는 “김 일병은 부대원 가운데 특정인을 골라 살해하려 했다기보다 소대원 전원을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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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신 윤광웅(왼쪽 두번째) 국방부장관이 20일 성남 국군 수도병원에 조문 갔다가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자리를 피하고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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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신 윤광웅(왼쪽 두번째) 국방부장관이 20일 성남 국군 수도병원에 조문 갔다가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자리를 피하고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전한 의문점, 부대운영 문제점
하지만 합조단의 발표에도 의문점은 남는다. 또 GP운영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숱하게 많다.
우선 김 일병이 선임병들의 ‘욕설’만으로 이처럼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을까 하는 점이다. 구타나 가혹행위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계획된 범행치고는 ‘이후’에 대한 준비가 별로 없다. 실제로 범행 이후 그는 도주나 자살 등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는 어처구니없는 행동마저 보였다.
일각에서는 26명이 자고 있던 내무반에 수류탄이 투척되고 수십여발의 실탄이 난사됐으나 20명이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은 점에 비춰 일부 부대원이 그 시각 내무반에 있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평소 김 일병이 부대 적응을 못해 사고를 암시하는 발언을 동료에게 수차례 밝혀 왔으나 이를 수렴하지 못했고, 부대원에 대한 인성검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또 GP 안에서 근무중이던 GP장과 상황병 등이 돌발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화를 키운 측면도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2005-06-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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