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용 낮으니 30만”… ‘쪼개기 대출’ 극성인데 손 놓은 정부

[단독] “신용 낮으니 30만”… ‘쪼개기 대출’ 극성인데 손 놓은 정부

박상연 기자
입력 2025-02-28 00:31
수정 2025-02-28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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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 통계조차 없는 불법 사금융

매주 이자 50% 등 피해 10조 넘어
정부, 조사 정확도 떨어져 비공개
금감원 “표본 확대·공표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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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이렇게 신용도가 바닥이면 30만원밖에 못 빌려줘요. 잘 아는 업체 소개해줄테니 거기서 더 받아보세요.”

30대 프리랜서 A씨는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온라인 대부업체에서 급전을 빌렸다가 일상이 무너졌다. 업체는 A씨의 ‘신용 점수가 낮다’며 30만~100만원씩 빌릴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해줬다. 이렇게 ‘쪼개기 대출’을 받다 보니 미등록 대부업체가 포함된 줄도 몰랐다. 매주 이자가 50%씩 불어나더니 원금이 300만원인데 한달 이자만 1000만원이었다. 업체들은 돌아가며 A씨와 가족들까지 협박했다. 한 업자는 “인터넷은행 계좌를 만들어 넘기면 빚을 탕감해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부가 A씨처럼 불법 추심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지만 정작 ‘불법 사금융 실태 통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정부적 대응을 위해 2019년 이후 비공개로 해온 조사 결과를 발표해달라는 요구가 거셌지만 금융 당국이 미적대기만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실태조사가 공개돼야 기준을 세워 정책에 활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6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제출받은 금융감독원(금감원)의 ‘불법 사금융 실태조사’를 보면, 불법 사금융 시장 규모는 2017년 6조 8000억원(이용자 52만명)에서 2022년 10조 4000억원(82만명)으로 급증했다. 이 조사는 2018년 법정 최고금리 인하 뒤 매년 실시됐지만, 첫 두차례(2017~2018년)를 빼곤 공개되지 않았다. 5000명 무작위 표본이라 신뢰도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지난해 1억 5000만원을 투입해 2023년 실태조사를 해놓고도 이번엔 “정확도가 떨어져 검증이 필요하다”며 또 공개를 거부했다. 하지만 신뢰도를 높일 표본수 등 구체적인 조사 방법도 미정이다.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정식 출범하는 등 2일을 기점으로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오현주 서울특별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부과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및 등재 의무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법적 활용 근거 신설과 함께 세부적인 시스템 작동 방식 및 예산 분담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오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를 비롯한 10개 광역지자체 특사경 실무협의체는 지난 9월 10일 공동명의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국가 구축 및 관리에 관한 건의서’를 법무부에 전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건의서의 주된 내용은 특사경이 KICS를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상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 범주에 이들을 명시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기존 법무부 KICS 접근 권한을 특사경까지 확대하거나 국가가 주도하여 통합 시스템을 직접 구축 및 관리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9조의2는 사법경찰관리 등이 수사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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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불법 사금융 이용자들이 조사에 정확히 포함되지 않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인원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다양한 이용자들의 유인책과 기관 간 협업 등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불법 사금융은 이용 경로도 다양한 만큼 규모를 추산하는 데 필요한 기초 문항을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표본을 늘리고 참여도를 높일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통계청과 협의해 공표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02-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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