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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정서적 양극화’ 심화…‘상대당 적대감’에 투표한다”

“유권자 ‘정서적 양극화’ 심화…‘상대당 적대감’에 투표한다”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4-04-07 10:07
업데이트 2024-04-0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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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연 건대 교수 18∼20대 대선 분석
상대당에 부정적 유권자 57%서 86%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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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초등학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6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초등학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가 심해져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김성연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에 따르면, 김 교수는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학술지 한국정치연구 최근호에 이런 내용의 ‘한국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와 투표 선택’ 논문을 게재했다.

김 교수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18대(2012년·박근혜 대통령 당선), 19대(2017년·문재인 대통령 당선), 20대(2022년·윤석열 대통령 당선) 대선 관련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를 분석에 활용했다.

해당 조사는 각 대선 선거일 직후 전국 성인 남녀 1200명(18·19대), 1250명(20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서적 양극화는 국민의힘 등 보수 계열 정당(이하 보수 정당)과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이하 민주당) 지지자들의 지지 정당과 상대 정당에 대한 호오도(좋음과 싫음 정도)를 이용해 측정했다.

가장 부정적인 감정은 0점, 중립은 5점, 가장 긍정적인 감정은 10점으로 매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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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대 대선에서 지지 정당과 반대 정당에 대한 호오도. ‘한국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와 투표 선택’ 논문 캡처
18∼20대 대선에서 지지 정당과 반대 정당에 대한 호오도. ‘한국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와 투표 선택’ 논문 캡처
“유권자 정서적 양극화 심화…투표에 더 영향”
김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를 정서적 측면과 이념이나 정책에 대한 선호를 기준으로 하는 이념적 측면으로 살펴볼 수 있다면서 정서적 측면을 중심으로 양극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양당 지지자들의 지지 정당에 대한 평균 호오도는 18대 7.4점에서 19대 7.9점으로 올랐다가 20대 6.8점으로 내렸다. 반면 상대 정당에 대한 호오도는 18대 3.5점, 19대 2.8점, 20대 1.7점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이에 양당 지지자들의 정서적 양극화 수준을 보여주는 지지 정당과 상대 정당에 대한 호오도 차이는 18대 3.9점에서 19, 20대 5.1점으로 커졌다.

상대 정당에 대해 부정적(호오도 5점 미만) 감정을 지닌 유권자들의 비율은 18대 57.2%에서 19대 74.2%, 20대 86.5%로 증가했다. 10년 동안 약 30% 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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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대 대선에서 상대정당에 대해 긍정적, 중립, 부정적 감정을 가진 유권자 비율. ‘한국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와 투표 선택’ 논문 캡처
18∼20대 대선에서 상대정당에 대해 긍정적, 중립, 부정적 감정을 가진 유권자 비율. ‘한국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와 투표 선택’ 논문 캡처
주목할 점은 세 차례 대선을 거치며 정서적 양극화 정도가 투표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강해졌다는 것이다.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 수준(당선자 소속 정당에 대한 호오도에서 상대 정당 호오도를 뺀 값)이 한 단계(1 표준편차) 증가할 때 당선자를 지지할 확률은 18대에는 6% 증가했으나 19대에는 7%, 20대에는 14.5%로 증가 폭이 커졌다.

특히 18대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의 투표 선택이 상대 정당에 대한 적대감보다 지지 정당에 대한 호감에 더 큰 영향을 받았으나, 19대와 20대 대선으로 갈수록 지지 정당에 대한 호감보다 상대 정당에 대한 적대감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유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치인들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가 작동하기 위한 핵심 기제”라며 “만일 유권자들의 선택이 당파적 적대감에 의해 편향된다면, 이러한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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