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땅만 파면 문화재”… 서울시, 개발 차질 땐 발굴비용 지원 추진

[단독] “땅만 파면 문화재”… 서울시, 개발 차질 땐 발굴비용 지원 추진

장진복 기자
입력 2023-10-25 00:03
수정 2023-10-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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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국가·지자체 부담으로 변경
市 “개발” 문화재청 “보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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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땅속에 묻혀 있는 문화재가 발굴돼 개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관련 비용을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업시행자가 매장문화재 조사와 발굴, 보존에 따른 비용 등을 전적으로 떠안는 구조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이 24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문화재 규제 완화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 문화재청에 ‘매장문화재법’ 개정을 건의했다. 골자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매장문화재 발굴 경비는 사업시행자 부담 원칙’이라고 못박은 매장문화재법 제11조를 ‘국가나 지자체 부담 원칙’으로 바꾸도록 했다. 또 매장문화재 보존 조치 결정으로 개발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됐을 때 손실을 보상한다는 문구를 신설하도록 했다.

서울, 특히 사대문 안은 “땅만 파면 문화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발 과정에서 문화재가 빈번하게 발견된다. 지난 3월 종로구 신축 공사장에서 고려건물터 추정 유적지가 발견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공공재인 문화재 발굴에 따른 비용 부담을 사업시행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과중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한 사업시행자는 “비용 조달 등을 위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았는데 공사가 중단된 이후 이자만 불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종로구도 사업 차질에 대한 보상으로 건축물 높이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의 조례를 추진한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은 매장문화재 조사 비용의 80%를 정부가 부담하도록 했다. 프랑스의 경우 사업시행자는 발굴의 직접경비(현장 운영비, 인부 인건비)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기금을 활용해 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개발 사업으로 이익을 얻는 사업시행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다만 소규모 사업, 표본조사 비용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장문화재법 개정을 포함해 서울시는 문화재청에 올해 들어 총 6건의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두 기관은 문화재 규제를 놓고 충돌해 왔다. 문화재에 대한 전망을 가리지 않도록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앙각(올려다본 각도) 규제’를 둘러싼 입장 차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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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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