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성중립 화장실’ 생길까…성공회대, 추진 난관

첫 ‘성중립 화장실’ 생길까…성공회대, 추진 난관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10-04 09:33
수정 2021-10-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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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전경. 성공회대 제공
성공회대 전경. 성공회대 제공
학내 반발 이유로 예산 집행 거부
학생단체 “대자보 게시·1인시위”
성별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성공회대 ‘모두의 화장실(성중립 화장실)’이 추진 막바지에 난관에 부딪혔다.

학교 측이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이유로 유보하는 태도를 보이자 학생단체는 학교 측의 결단을 촉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4일 성공회대 등에 따르면 성공회대 학생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 5월 성공회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운영 계획을 심의하면서 모두의 화장실 설치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전체 학생대표자 회의에도 해당 안건 심의가 이뤄졌고, 화장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다수의 의견이 모였다.

비대위는 심의 결과를 토대로 학교 측에 여름 중 학교 건물 한곳에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하자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학교 측이 예산 집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당초 계획은 무산됐다.

이후로도 상황에 진전이 없자 비대위는 지난달 두 차례 인권개선협의회를 개최하고 학교 측에 행동을 촉구했지만, 학교 측은 비대위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모두의 화장실 즉시 설치를 촉구하는 비대위 시위. 성공회대 ‘모두의화장실’ SNS 캡처
모두의 화장실 즉시 설치를 촉구하는 비대위 시위. 성공회대 ‘모두의화장실’ SNS 캡처
학교 측 “구성원 반발 심해 섣불리 공사를 진행하기 힘든 상황”성공회대 관계자는 “지난 5∼6월 비대위가 학내 구성원 502명을 대상으로 모두의 화장실 찬반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긍정 답변은 217명(매우 긍정 157명·대체로 긍정 60명)으로, 부정적인 답변 266명(매우 부정 213명·대체로 부정 53명)보다 적게 나타났다”며 “화장실 설치가 가시화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후에는 설치를 반대하는 학생 358명의 연서명이 학교본부에 도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학내 구성원의 반대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기는 어렵다”며 “모두의 화장실 설치를 위해서는 학내 구성원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비대위 측은 화장실 이용이 기본권 문제라며 ‘다수결’ 요구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훈 비대위원장은 “학교가 소수자들의 기본권을 지키는 데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라면 학생들에게 ‘합의를 만들어오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합의를 끌어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학교 측이 행동에 나설 때까지 대자보·현수막 게시와 학교본부 앞 1인시위 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모두의 화장실’은 문자 그대로 성별뿐 아니라 나이, 장애 유무, 성적 지향,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의미한다. 일반 화장실과 기본 형태는 같지만, 장애인을 위한 보조 시설이나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공간 등을 더했다.

성공회대에서는 2017년에도 총학생회 주도로 모두의 화장실 설치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총학생회는 출마 당시 성별 구분 없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성중립 화장실’ 설치 공약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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