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민 내세운 다단계” vs 시민단체 “박원순 때리기”

오세훈 “시민 내세운 다단계” vs 시민단체 “박원순 때리기”

장진복 기자
입력 2021-09-13 21:08
수정 2021-09-14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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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市사업 재구조화 예고… 시민단체 반발

吳 “10년간 민간보조·위탁금 무려 1조원
특정 단체가 ‘중개소’ 돼… 세금 부담 가중”
업무 담당 직원에겐 ‘불이익 없을 것’ 설명

시민단체 “철저 감사 필요 동의하지만
지금은 전임 시장 때리기로 보여” 비판
각종 산업협회·협동조합도 보조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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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이뤄진 시민사회 분야 민간 보조·위탁사업에 관련해 “1조원이 넘는 시민 혈세가 낭비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오 시장은 “이는 박 전 시장의 업적 지우기가 아니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는 것”이라며 민간 위탁사업의 재구조화를 예고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이뤄진 시민사회 분야 민간 보조·위탁사업에 관련해 “1조원이 넘는 시민 혈세가 낭비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오 시장은 “이는 박 전 시장의 업적 지우기가 아니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는 것”이라며 민간 위탁사업의 재구조화를 예고했다.
연합뉴스
‘1조원 낭비, 피라미드, 다단계, ATM.’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에 이뤄진 민간보조금·민간위탁금 형태의 시민사회와 시민단체 지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사업의 재구조화를 예고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10년간 민간보조금과 민간위탁금으로 지원된 총금액이 무려 1조원 가까이 된다”면서 “시민단체의 피라미드, 시민단체형 다단계다. 서울시는 시민단체 전용 현금자동지급기(ATM)로 전락했다”고 했다. 그는 “‘시민’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사익을 좇는 행태를 청산할 것”이라면서 “이는 박 전 시장의 업적 지우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서울시는 사회주택과 태양광 사업,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등 박 전 시장의 주요 사업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오 시장은 10여년간 민간보조금과 민간위탁금으로 지원된 금액 1조원 중 일부 금액이 애초 목적과 달리 단체들 이익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개소’로 불리는 중간 지원 조직을 통해 다른 시민단체에 보조금을 나눠 주는 역할을 시가 아닌 시민단체가 떠맡고, 다시 다른 단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가중했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마을공동체 사업은 인건비 비중이 절반을 넘고, 시민단체 출신이 부서장인 청년사업(청년청)은 특정 단체에 지원을 집중해 온 점이 도마에 올랐다. 또 사회투자기금은 특정 단체에 기금 운용을 맡기면서 위탁금 명목으로 4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 시장은 “단 한 푼의 세금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다만 사업의 이해관계인이 생겼고 기존 수혜자들이 있는 만큼 백지화나 폐지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시 자유게시판에 “지금 진행되고 있는 감사와 평가는 제도와 정책에 대한 것이지 업무를 담당한 직원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함이 아니다”라며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신분상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직원들은 이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10년간 시민단체에 1조원을 지원했다”는 오 시장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민간위탁지원금 대상이 꼭 시민단체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각종 산업협회나 협동조합 등도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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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서울시가 시민단체에 지원했다는 1조원 내역을 공개하며 명쾌하게 설명해 줬으면 좋았을 거 같은데, 그러지도 않고 자극적인 말만 쏟아냈다”며 “1년에 1000억원이 시민단체에 들어갔다는 논리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에 얼마가 들어갔는지 설명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정 시민단체에 지원금이 편중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서울시가 정해진 행정 프로세스를 따라 절차를 밟았을 것이고, 전문가라 판단해 해당 사업을 특정 단체에 맡겼을 것”이라며 “오 시장이 합리적인 분으로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자극적 단어로 언론플레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21-09-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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