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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방에 들어와”…태풍 ‘오마이스’가 쓸고 간 포항[현장]

“물고기가 방에 들어와”…태풍 ‘오마이스’가 쓸고 간 포항[현장]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8-27 14:32
업데이트 2021-08-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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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오마이스’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포항지역의 피해가 크다.

피해 주민들의 허탈함과 재산피해 등 문제는 아직 남아있지만, 27일 자원봉사자 등 여러 도움의 손길이 조금씩 빈 자리를 메우는 모습이다.

포항 죽장면은 제12호 태풍 ‘오마이스’와 저기압에 따른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지난 23일부터 24일 사이에 208.5㎜ 비가 내렸다. 특히 24일 오후에는 3시간 동안 129㎜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에 죽장면 일대에서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입암리 죽장시장 일대에서는 주택 60채, 상가 30채, 차 25대가 침수됐다.

그동안 죽장면 비 피해는 면사무소 소재지가 있는 입암리를 중심으로 알려졌다.

입암리에서 북쪽인 청송으로 가는 국도 31호선 입암교 연결도로가 폭우로 유실돼 이 일대 통행이 금지됐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입암교 북쪽지역 피해는 언론을 통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입암교가 응급 복구된 뒤 찾아간 죽장면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다.
태풍 ‘오마이스’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포항지역의 피해가 크다. 연합뉴스
태풍 ‘오마이스’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포항지역의 피해가 크다. 연합뉴스
흙·돌로 뒤덮여 하천과 밭 구분도 안 돼
포항에서 가장 오지로 꼽히는 죽장면은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이 있고 하천 주변에 마을이 형성된 곳이 많다.

그러다가 보니 이번 비에 하천이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하천 주변 집과 논·밭은 쑥대밭으로 변해 성한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농사용 기계인 관리기와 비료 200포대가 물에 떠내려갔다. 한 주민은 “물고기가 방 안에 들어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천 주변 둑, 경사면과 그 주변 길과 밭은 여기저기 물에 떨어져 나가면서 움푹 팬 곳이 많았다.

산비탈에 자리 잡은 사과밭은 산에서 내려온 돌로 원래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굴착기로 복구작업을 하던 한 작업자는 “워낙 큰 돌이 많아 웬만한 중장비로는 돌을 꺼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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휩쓸려 간 도로… ‘오마이스’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
휩쓸려 간 도로… ‘오마이스’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 제12호 태풍 ‘오마이스’와 폭우로 24일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입암교와 도로 일부가 유실되면서 국도 31호선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이날 태풍의 영향권에 든 부산과 울산, 경남, 전남 등 남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비 피해가 발생했다.

2021.08.24포항 뉴스1
현재는 난리통 같던 마을에 군부대와 자원봉사자 수백명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진흙과 돌들이 치워지고, 물에 잠겨 쓸모 없어진 물건들도 대부분 정리됐다.

포항시는 죽장면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피해 조사와 함께 응급 복구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강덕 시장은 “피해 상황을 보고 주민을 만나니까 눈물이 다 날 지경”이라며 “피해를 복구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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