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짐 대여글/중고거래 사이트 캡처
“마음 편히 운동하세요”…홈짐 홍보글
집 헬스장처럼 꾸민 ‘홈짐’ 대여 인기
전문가 “감염 우려…철저한 방역 필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헬스장 등 시설들의 영업이 중단됐다.
중대본은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거리두기를 17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하면서 일부 체육시설의 운영을 허용했다. 그 과정에서 태권도장과 발레학원은 허용하면서 헬스장, 합기도장 등은 금지했다. 태권도·발레의 경우 아동과 초등학생의 돌봄 기능을 일부 수행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헬스장 업주들은 방역 조치 기준을 문제 삼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헬스인들 사이에서 ‘근손실 예방’을 위한 ‘홈짐’ 대여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6일 파악됐다. 홈짐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체육관을 뜻하는 ‘짐(Gym)’을 결합한 말로, 집 안에 각종 운동기구를 갖춰서 헬스장처럼 꾸려놓은 것을 뜻한다.
운동할 장소를 잃은 일부 헬스인들에게 일일 이용권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받은 뒤 개인 홈짐을 빌려주는 방식의 거래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밀폐된 공간서 운동기구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개인 홈짐 대여합니다’ 등 제목의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에는 운동기구들을 찍은 사진과 함께 “마음 편히 운동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2시간에 1만5000원”, “주차 가능합니다”등 홍보 글이 적혀있다. 이 같은 홈짐 ‘일일 이용권’은 7000원에서 2만원 사이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짐 홍보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은 “코로나19 때문에 헬스장 가기 힘드신 분들, 제 개인 오피스짐에 와서 운동하시면 된다”며 “렉에서 딥스와 풀업 가능, 숄더프레스, 런닝머신 등 필요한 장비들은 모두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홈 짐 일일 대여 해주실 분 찾습니다”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는 글에서 “한 달 내내 원룸에서 공부만 해서 코로나 관련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마스크 쓰고 시설 이용하고 이용 후 소독 티슈로 정리 다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 헬스장은 5일 정부의 불공평한 방역 대책에 항의하기 위한 영업을 이틀째 진행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전문가들은 “아무리 개인 공간이라도 공유하게 되면 감염 우려가 있다. 철저한 방역이 필요한데 개인이 이를 하기 쉽지 않다.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실내 체육시설 사업자들”
실내 체육시설 사업자들은 벼랑 끝에 서 있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필라테스&피트니스 연맹’(피트니스연맹)은 앞서 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효성과 형평성 있는 방역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벼랑 끝에 간신히 버티고 서있는 우리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정부가 지난 2일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따라 실내 체육시설 영업을 6주째 금지하기로 한 가운데 나온 목소리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검은 철창 안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했다. 오주형 피트니스연맹 대표가 준비한 발언문을 읽어가는 사이 일부 참가자는 철창 안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삭발하는 헬스장 관장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헬스클럽관장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다.헬스클럽관장연합회 제공 2020.12.16
실내 체육시설 사업자들은 지난 4일부터 정부의 방역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벌금 등 처분을 감수하고 영업을 재개하는 ‘오픈 시위’를 하고 있다.
실내 체육시설 사업자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집합금지 완화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실내 체육시설은 밀폐된 시설에서 비말을 강하게 배출하는 특성이 있다. 실내 체육시설 집합금지는 방역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걸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