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이민화 간호사

신종플루,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 최전선에 선 이민화 간호사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12-28 01:51
수정 2020-12-28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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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와 싸워 온 이민화 수석 간호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립동부병원 3층 상황실에서 오염지역에서 레벨디 방호복을 벗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와 싸워 온 이민화 수석 간호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립동부병원 3층 상황실에서 오염지역에서 레벨디 방호복을 벗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이민화(52) 수석간호사는 1995년 서울의료원 간호사가 된 뒤 25년간 병동을 지키며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그는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 때도 병동을 지켰고 지금도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서울시립동부병원이 지난 7일 코로나전담병원으로 전환하면서 자신보다는 자녀에게 코로나19를 옮길 것이 걱정돼 그만둔 간호사가 10명이 넘었다.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워 간호사를 그만둘 생각은 없었냐’는 질문에 “공공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로서 마땅히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으로 임해서 괜찮다”며 “현장에서는 하루하루 그날의 일을 묵묵히 할 뿐”이라고 대답했다.

그의 “괜찮다”는 말과는 달리 그를 둘러싼 환경은 결코 괜찮지 않았다. 목숨 걸고 일하는 간호사들에게 손찌검을 휘두르는 코로나 환자들이 있었다. 그는 “열흘에서 2주 정도 폐쇄병동에 갇혀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폭력적인 성향을 표출하곤 한다”고 했다. 이어 “와상 환자들이야 짜증을 내는 수준이지만 치매 환자들이나 정신과 약을 드시던 분들은 불안 정도가 이곳에 와서 더 심해진다”고 했다.
지난 7일부터 코로나전담병원으로 전환된 서울시립동부병원 간호사들이 레벨 디 방호복을 입은 뒤 코로나19병동으로 투입되면서 서울신문기자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지난 7일부터 코로나전담병원으로 전환된 서울시립동부병원 간호사들이 레벨 디 방호복을 입은 뒤 코로나19병동으로 투입되면서 서울신문기자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코로나 최전선에서 싸우는 간호사들은 바람이 하나도 통하지 않게 만들어진 레벨디(LeveD) 방호복을 입고 일한다. 바람이 전혀 통하지 않는 레벨디를 입은 뒤 코와 입을 완전히 막은 N95 마스크를 동여매고 일회용 신발에 덧신을 신고, 헤어캡과 보안경을 썼다. 장갑은 두 개를 겹쳐 낀다. 방호복을 입으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한겨울임에도 땀에 흠뻑 젖을 정도여서 일의 난이도는 급격히 올라간다.

하루에 적어도 세 번은 레벨디를 입지만 갑자기 환자 상태가 나빠지면 세 번도 더넘게 투입될 때가 있다고 했다. 호흡이 가빠진 환자는 ‘하이 플로’라는 고농도 산소요법이 필요해 숙련된 간호사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 간호사는 “레벨디를 입는 시간 때문에 좀 더 빠른 조처를 할 수 없어 죄송할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레벨디를 입고 벗는 방법은 복잡해 매뉴얼에 적힌 순서대로 벗지 않으면 바이러스에 오염된 부분이 몸에 닿을 수 있다. 코로나 병동에서 2시간여 가까이 환자를 보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레벨디를 벗으면 자신도 모르게 순서를 어기는 실수를 할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럴 땐 상황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의료진이 방호복을 순서대로 벗지 않으면 무전기로 지적해준다고 했다.
수술복을 입은 이민화 서울시립동부병원 수석간호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수술복을 입은 이민화 서울시립동부병원 수석간호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차분하게 대답하던 이 간호사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망한 어머니의 마지막을 지킬 수 없었던 한 20대 코로나19 환자를 떠올리며 그만 눈시울을 붉혔다. 가족이 모두 코로나19에 걸린 이 환자는 코로나19 완치가 되지 않아 폐쇄 병동에서 나갈 수 없었고, 그의 어머니의 시신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곧바로 화장해야 했다.

그는 “지난 2월에 TV에 교수들이 나와서 세상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달라질 거라고 했을 때 믿지 않았는데 이제는 실감이 난다”며 “쉽게 끝날 문제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열심히 할테니 긍정적인 이야기가 더 많이 샘솟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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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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