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방에서 다닥다닥 모여 생활 답답…곧 졸업시험인데 언제까지 격리될까요”

“좁은 방에서 다닥다닥 모여 생활 답답…곧 졸업시험인데 언제까지 격리될까요”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3-02 22:16
수정 2020-03-0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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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된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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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현지에 격리된 우리 교민과 유학생 11명이 지내는 격리 숙소 침실의 모습.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A씨 제공
키르기스스탄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현지에 격리된 우리 교민과 유학생 11명이 지내는 격리 숙소 침실의 모습.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A씨 제공
현재 교민 11명 비위생적 환경서 지내
처음엔 중국인과 샤워시설도 공동 사용
대사관·교민들 생활용품 지원 등 도움
“자가격리 요청 긍정적 답변 돌아오길”


“언제까지 격리될지 알 수 없어 답답해요. 곧 있으면 졸업 시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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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한식당을 운영하는 교민들이 하루 한 끼 음식을 직접 만들어 격리 숙소에 제공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A씨 제공
최근에는 한식당을 운영하는 교민들이 하루 한 끼 음식을 직접 만들어 격리 숙소에 제공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A씨 제공
키르기스스탄에서 4년째 유학 중인 20대 A씨는 지난달 25일부터 격리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지난 1월 잠깐 한국에 들어온 사이 코로나19 우려로 키르기스스탄이 한국인의 입국 절차를 강화한 탓이다. 지난 1일부터는 아예 한국인 입국이 금지됐다.

A씨는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건강 때문에 격리시설에 수용한다고 했지만 환경이 열악하다”며 “자택에서 자가격리가 가능한지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검토 중이라는데 긍정적인 답변이 오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출국 전날 밤에야 격리시설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비행기를 타지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별수 없었다. A씨는 “학업을 이어 가야 하는 상황이라 키르기스스탄에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씨를 포함한 한국인 8명이 도착한 현지 격리시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열악했다. A씨는 “건강 때문에 격리한다고 하는데 침실과 식당을 여러 명이 함께 쓰는 데다 침구류도 위생적이지 않았다”면서 “샤워시설도 처음에는 중국인들과 함께 썼다”고 전했다.

다행히 현지 교민들과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상황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현재 격리시설에서 지내는 교민은 모두 11명이다. 다른 국적의 외국인들과 층을 분리해 지내고 외부 음식 반입 금지 조치도 완화됐다. 하루 한 번, 점심은 한식당을 운영하는 교민들이 제공해 주고 있다. A씨는 “교민분들이 건강 잘 챙기라며 마스크도 어렵게 구해 보내 주셨다”고 말했다.

아직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데려오지 못한 키르기스스탄 교민들은 걱정이 많다. 현지 정부가 한국인을 아예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30대 교민 B씨는 “키르기스스탄으로 돌아와야 하는 가족들이 아직 한국에 남아 있어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하루빨리 상황이 나아져 가족들이 삶의 터전인 이곳으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20-03-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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