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해임에 대한항공 갑질사태로 인하대 송도캠퍼스 무산 위기

총장 해임에 대한항공 갑질사태로 인하대 송도캠퍼스 무산 위기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5-14 11:11
수정 2018-05-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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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속 4천억원대 사업비 조달 대책 ‘막막’

개교 이래 처음으로 현직 총장이 해임된 인하대가 심각한 재정난 속에 송도캠퍼스 조성사업이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다.

1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인하대는 지난달 송도캠퍼스 부지 잔금 총액의 10%인 59억4천만원과 잔금에 대한 반년치 이자 등 총 69억원을 인천경제청에 냈다.

인하대는 첨단 캠퍼스를 조성한다며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 11-1공구 내 22만4천㎡를 인천경제청으로부터 1천76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토지 대금과 공사비를 포함해 3천500억∼4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송도캠퍼스 조성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할지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대학 측은 최순자 전 총장 재임기간인 2015학년도 70억원, 2016학년도 90억원, 2017학년도 120억원의 적자를 봤다고 공개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교육부의 중징계 요구에 따라 올해 1월 해임된 최 전 총장은 재임기간 대학발전기금을 부실 채권에 투자했다가 수십억원을 날려 자금 사정이 더 나빠졌다.

일각에서는 인하대 학교법인이 최 전 총장을 비롯한 기금 손실 관련자들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인하대가 2021년까지 나머지 땅값 416억원을 낸다고 해도 최소 3천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사비를 대학 재정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최 전 총장 재임 당시에도 학교 안팎에서는 총장이 앞장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에 투자 확대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천문학적인 사업비 조달 방안이 빠진 땅값 납부가 현재의 위기를 차기 총장과 미래 학생·교직원에게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라는 비판이었다.

결국 최 전 총장이 해임된 이후에도 뾰족한 재원 조달 방안이 없는 가운데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과 각종 위법 행위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송도캠퍼스 조성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인하대 관계자는 “현재 총장 공석을 비롯한 여러 사정으로 인해 송도캠퍼스 추진에 대해 확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시간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해결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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