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세월호를 잊고 살았어요, 되새겨줘 고마워요”...세월호 4주기를 보내며

“사실 세월호를 잊고 살았어요, 되새겨줘 고마워요”...세월호 4주기를 보내며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4-16 19:04
수정 2018-04-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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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솔직히 잊고 살았어요. 하루살이도 벅차서요. 하지만 오늘 또 다짐해요, 잊지 않겠다고. 오늘에야 다시 기억하게 돼 미안하고, 고마워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4년 전 304명이 세월호 침몰로 우리 곁을 떠난 ‘2014년 4월 16일’을 기억하려는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날 전시장에서 추모시를 읽으며 눈물을 훔치던 직장인 이현영(29·여)씨는 “진짜 세월호를 기억하는 건 삶으로 정의를 살아내는 거라는데 매년 이맘때쯤 다시금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 세월호 부스가 있어 잊지 않게 자꾸 되새겨줘 참 고맙다”고 덧붙였다. 광장의 4.16 기억 전시장과 세월호 분향소에는 수백명의 인파가 종일 가득했다.

광장 중앙의 4.16 전시장에는 노란 리본 형태를 한 구조물에 단원고 희생자 261명의 이야기가 담긴 261편의 시가 붙었다. 세월호 72시간을 정리한 설명문과 시민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진 추모 글과 그림도 전시됐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각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물다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노란 배경 앞에 선 시민들의 얼굴은 모두 붉은색이었다.
세월호 4주년을 맞은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4.16 기억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한 시민이 추모의 마음을 담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세월호 4주년을 맞은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4.16 기억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한 시민이 추모의 마음을 담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이날 서울로 수학여행을 온 포항 신흥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첫 일정으로 광화문 세월호 천막을 찾았다. 광장을 오가는 학생들의 손에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의미로 준비한 ‘노랑 풍선’이 들려 있었다. 인솔자 장희승 교사는 “전 우리 학교 아이들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너무 예쁜데, 단원고 아이들도 누군가에게 그런 아이들이었을 것”이라면서 “정치와 상관없이 이들을 오래도록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우리 아이들과 함께 보고 기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8반 이세빈·박나영·김민경(15·여) 학생은 “4년 전 오늘, 우리와 똑같이 수학여행을 갔다가 일어난 일이라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잊지 않고 지켜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16일 손을 꼭 잡은 한 할머니와 손녀가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은 할머니가 손녀에게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16일 손을 꼭 잡은 한 할머니와 손녀가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은 할머니가 손녀에게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시장 한쪽에는 이곳을 찾은 시민들이 마음을 눌러담은 노란 포스트잇이 잔뜩 붙었다. 시민들은 ‘작은 소홀함에서 시작되었을 침몰, 못 보고 지나치지 않게, 알고도 못 들은 척 않게. 기억하고 다짐해’, ‘너무 쉽게 잊고, 쉽게 멀어져 살았나 봅니다. 매번 하는 다짐이지만 다시 한껏 품에 안고 기억할게요. 진상 규명이 꼭 이뤄지길’, ‘목포 신항에 있는 쓰러진 배를 봤는데, 가슴이 너무 쓰렸어. 얼마나 간절했을까. 이런 일 다신 없도록 우리가 노력할 거야’라고 적었다.

세월호 세대와 청소년들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미래를 향한 다짐을 담았다. 청소년들은 ‘태어난 연도는 같지만 머물러 있는 시간은 다른 우리, 못다한 꿈도 하늘나라에서 이뤄요. 남은 나는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할게요’, ‘제 꿈은 좋은 대한민국의 길을 여는 국회의원입니다. 지금은 중1이라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빨리 커서 진상 규명에 힘쓰겠습니다’, ‘그날 전 고3이었어요. 그날의 참담함을 기억해요. 저 인생 정말 열심히 살게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이라고 썼다.
세월호 참사 4주년을 맞은 16일 밤 10시 30분쯤 낮에 미처 분향소를 찾지 못한 시민들이 잠긴 분향소 바깥에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4주년을 맞은 16일 밤 10시 30분쯤 낮에 미처 분향소를 찾지 못한 시민들이 잠긴 분향소 바깥에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세월호 4주기를 맞아 지난 14일부터 진행된 ‘4월 16일의 약속 다짐문화제’는 이날까지 전시를 진행하고 막을 내렸다. 4년째 광장 한편을 지키는 세월호 천막은 아직 남아 추모 행렬을 맞고 있다. 광화문 세월호 천막은 2014년 7월 유가족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진행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가 서울광장에 있는 보수단체 천막을 철거하면서 세월호 천막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관련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서울시는 유가족들과 광화문 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를 논의 중이다.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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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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