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못한 학생들, 교수 계속 찾아와…일부 대학 “형평성 문제” 금지 명문화
권익위 “학칙금지로 묶으면 청탁 대상”학생 “수업 들을 권리…졸업 위해 필요”
대학마다 학기 초가 되면 수강 신청을 못 한 학생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이 과목을 못 들으면 졸업을 못 한다’는 등의 이유로 “수업을 듣게 해 달라”고 읍소하는 학생들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나고 청탁의 소지가 있어 대학들도 무조건 받아 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2016년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는 극도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문제는 빌어넣기를 허용하는 순간 공정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연세대는 아예 수강 신청 제도 안내문에 “빌어넣기는 예전부터 허용되지 않았던 원칙을 벗어나는 행동”이라면서 “형평성의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엄격히 제한된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한국외대, 숙명여대 등 몇몇 대학은 다수 학생이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 해당 과목의 정원을 임시로 늘려 모든 학생이 신청할 수 있게 하거나 새로 강의를 개설해 준다.
대학 학사지원 담당자들은 ‘빌어넣기 금지’ 분위기에 청탁금지법 시행도 한몫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빌어넣기는 교수가 특정 학생의 편의를 봐주는 것으로 해석돼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신문의 유권해석 의뢰를 받은 국민권익위원회는 “학교가 학칙으로 금지하면 상위법령인 고등교육법 위반으로 볼 수 있고 부정청탁금지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청탁금지법(5조 1항 10호)은 각급 학교의 입학·성적·수행평가 등의 업무에 관해 ‘법령을 위반해’ 처리·조작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학생들은 빌어넣기를 청탁으로 보는 자체가 무리라는 입장이다. 고려대의 한 학생은 “학교마다 수강 신청 제도가 다르고, 굉장히 복잡해 선의의 피해 학생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빌어넣기도 학생의 권리”라고 말했다. 실제 학교에서 졸업 요건으로 지정한 전공·교양 과목을 8학기 안에 이수를 못해 한 학기를 더 다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학교가 빌어넣기를 금지한다고 하지만 교수에 따라서는 받아 주기도 한다”면서 “학교 측 주장만 믿다가 오히려 손해를 본 학생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8-03-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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