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에 질린 신입 간호사…3명 중 1명꼴 이직

‘태움’에 질린 신입 간호사…3명 중 1명꼴 이직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8-02-19 17:08
수정 2018-02-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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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일어난 간호사 자살 사건이 간호업계의 고질적인 ‘태움’ 문화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표현의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과 그런 문화를 지칭하는 용어다. 교육이라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이는 선배들의 ‘화풀이’ 등 직장 내 괴롭힘과 다를 바 없다고 일선 간호사들은 설명한다.
‘태움’에 못 견디는 신입 간호사 3명 중 한명 이직
‘태움’에 못 견디는 신입 간호사 3명 중 한명 이직
19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경력 1년 미만 간호사의 평균 이직률은 33.9%에 달했다. 3명 중 1명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병원을 떠난다는 얘기다. 신규 간호사들은 일을 배우는 과정에서 오는 업무 스트레스에 태움까지 더해져 상당수가 이직을 선택하고 있다.

대개 신규 간호사는 선배 간호사인 프리셉터(preceptor)와 항상 함께 다니면서 일을 배운다.

절대적으로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을 가르친다’는 행위 자체가 조직에 부담이 된다.

2016년 한국직업건강간호학회지에 실린 ‘간호사의 태움 체험에 관한 질적 연구’(정선화·이인숙) 논문에 참여한 한 선임 간호사는 “일을 잘 모르는 신규와 일을 하면 신규 일을 내가 다 커버해주면서 해야 하니까 나도 너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결국 환자 안전에 직결되는 엄격한 교육 수준을 넘어서 과도하게 감정적인 방향으로 태움이 표출되고 선임의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후배 간호사들에게 푸는 경우들이 발생하는 일이 잦은 것이다.

같은 논문에서 태움을 겪었다는 또 다른 간호사는 “사고를 치면 안되니까 태움이 적당히 있기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일할 때 말고도 그 사람이 미워서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간호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병원의 지원부족, 허술한 교육시스템을 원인으로 꼽는다.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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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간호대학 교수인 김소선 서울시간호사회 회장은 “실습 미비 등으로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간호사들이 현장에 바로 투입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이 때문에 금세 병원을 떠나면서 남아있는 사람들이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노출되는 등 구조적인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간호사에 대한 교육 기간을 확충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등 개인이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다양한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스미 서울대 간호대학 학장은 간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유휴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학장은 “현재 간호사 면허를 가진 사람은 30만명에 이르지만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13만~14만 명에 불과하다”며 “다년간 경력을 쌓은 우수한 간호사가 의료현장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도록 전반적인 처우를 개선하고, 일을 쉬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재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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