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없는 코인노래방, 청소년 ‘비행 천국’

사장님 없는 코인노래방, 청소년 ‘비행 천국’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7-05-14 22:14
수정 2017-05-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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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 무인 시스템 급증…신분증 확인 안하는 곳도 다수

밤 10시 이후 출입·음주 등 방치… 경찰 “현장 이미 떠나 단속 어려워”

“미성년자들은 오후 10시 이후에 노래방에 못 가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코인노래방에 갑니다. 늦은 시간에도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서 신분증 확인을 안 하니까 학원 수업 끝나고 스트레스 풀기에 딱이거든요.”-고등학생 안모(17)군

코인노래방은 기계가 설치된 작은 부스 안에서 한 곡에 500원 정도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공간이다. 십여년 전부터 놀이공원이나 번화가를 중심으로 생겼는데, 최근 의식주와 취미생활을 혼자 하는 ‘혼족’이 늘면서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무인 코인노래방이 늘면서 청소년 일탈을 방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19세 미만의 청소년은 오후 10시 이후 노래방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시내 노래연습장 6447곳 가운데 192곳이 코인노래방으로 운영된다. 노래연습장의 등록, 관리를 담당하는 한 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중반부터 코인노래방 등록이 급증했다”며 “지난해 6월 이후 우리 구에 새로 등록한 노래연습장 11곳 모두가 코인노래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인노래방의 증가 배경으로 혼족의 증가와 인건비·가게 유지비 등 비용 절감을 들었다.

보통 노래방은 카운터에서 먼저 이용료를 지급한 뒤 사용하지만 코인노래방은 각 방에서 결제하기 때문에 별다른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이런 탓이 청소년들이 어른의 눈을 피해 탈선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신문은 지난 12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동작구 노량진역과 관악구 신림역 일대의 코인노래방 8곳을 가 보니 이 중 3곳에 업주나 종업원이 없었다. 한 노래방 업주는 “카운터에 있지 않아도 폐쇄회로(CC)TV로 노래방 내부를 다 보고 있다”며 “CCTV로 보고 있다가 청소년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들어오면 현장에 가서 신분증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의 증언은 달랐다. 이웃 상점 종업원 김모(22)씨는 “청소년으로 보이는 손님이 술을 가지고 들어가도 업주가 내려온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코인노래방 주변에서 만난 고등학생 A군은 “사장이나 종업원이 없거나, 있어도 신분증 검사를 잘 안 하는 코인노래방을 ‘잘 뚫리는 곳’이라고 부른다. 많은 친구들이 오후 10시 이후에 잘 뚫리는 노래방을 찾는다”고 말했다.

경찰과 구청은 단속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인노래방 밀집지역 지구대의 한 경찰은 “청소년들이 코인노래방에서 술과 담배를 한다는 신고가 종종 들어온다. 하지만 출동해도 노래방에 업주나 종업원이 없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이미 청소년들은 현장을 떠난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서울의 한 구 관계자는 “오후 10시 넘어 청소년이 출입하는 현장이 적발되면 해당 노래방에 영업정지 10일 등 행정처분을 한다. 하지만 모든 업소를 단속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말 코인노래방의 청소년실 안에 CCTV를 설치하도록 법률 개정안을 준비했다. 하지만 CCTV가 청소년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추진을 포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업주는 종사자를 배치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설비 등을 갖추어 출입자의 나이를 확인’해야 한다는 청소년보호법 29조 3항을 언급하며 “무인텔 등 숙박업에 대한 청소년보호법 조항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코인노래방도 이런 청소년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광철 서울시의원, 몽촌해자 음악분수 재설치 해법 찾는다… 관계기관 합동회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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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7-05-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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