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자 매년 2배 껑충… 편익만 생각한 안전 불감증

무단횡단자 매년 2배 껑충… 편익만 생각한 안전 불감증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17-05-02 22:46
수정 2017-05-0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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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차량 단속만 작년의 53%… 교통사고 무단횡단 사망 34%

“보행자만 집중단속해 불만”… “감속·횡단보도 추가 병행 필요”

무단횡단으로 적발되는 보행자 수가 해마다 평균 2배가량 늘어나는 등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의 단속이 강화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편익만 앞세운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이 그만큼 심각한 수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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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사거리에서 한 노인이 짐수레를 끌며 차량의 통행이 많은 6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2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사거리에서 한 노인이 짐수레를 끌며 차량의 통행이 많은 6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보행자 단속 2년 만에 약 4배 증가

2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 13만 7051건이었던 무단횡단 보행자 단속은 2015년 37만 8201건, 2016년 55만 387건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년 만에 약 4배로 증가한 것이다.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한 차량 단속 건수도 2014년 5372건, 2015년 9358건, 2016년 2만 5887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 1분기에는 지난해 전체 단속 건수의 52.7%인 1만 3631건이 적발됐다.

실제로 지난 1일 기자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교차로에 나가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보행신호를 무시하고 6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는 시민이 무려 30명을 웃돌았다.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과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리는 차가 부딪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 교차로는 무단횡단 사고 다발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또 다른 무단횡단 사고 다발지역인 구로구 구로전화국 인근 4차선 도로에서도 1시간 동안 20여명이 교통신호를 아랑곳하지 않고 건너편 보도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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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횡단을 한 김모(62)씨는 “날씨가 덥다 보니 횡단보도까지 걸어가기가 힘들어 차가 다니지 않는 사이에 길을 건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단횡단 급증에 대해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단속을 강화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343명) 가운데 무단횡단 사망자는 117명으로 전체의 34%에 이른다.

전문가와 시민들은 무단횡단 단속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운전자의 감속 운행 및 안전운전 의무 강화, 횡단보도 추가 설치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들은 놔둔 채 보행자만 집중 단속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정의석 도로교통안전공단 교수는 “무단횡단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의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운전자의 주의가 우선이지만 습관적으로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에 대한 단속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관 교통안전공단 교수는 “횡단보도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며 “보행자 단속보다는 운전자의 감속 운행, 적정한 위치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대책 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5)씨는 “무작정 보행자만 단속하는 것은 과태료를 더 걷기 위한 꼼수”라고 말했다.

●운전자에게 책임 묻는 변화 추진

경찰은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하는 차량에 대한 단속을 좀더 강화할 방침이다. 보행자보다 운전자에게 더 책임을 지우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바꿔 간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이 통행하는 도로에서는 최고 속도가 시속 50㎞를 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바꾸는 것이 목표”라며 “육교를 없앤 것처럼 차가 아닌 보행자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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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7-05-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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