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부터 최순실까지 침묵한 서울대 교수들 뒤늦은 시국선언 준비

백남기부터 최순실까지 침묵한 서울대 교수들 뒤늦은 시국선언 준비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16-10-31 23:06
수정 2016-11-01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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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부터 ‘최순실’까지 서울대 교수사회의 소극적인 태도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최순실 게이트’로 학생들과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서울대 교수들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소속 서울대 교수들이 31일 시국선언을 두고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서울대의 상징성을 생각할 때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대 학사 졸업 후 같은 대학원에서 수학하고 있는 조모(31·여)씨는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시대 관악은 너무 수치스럽다”며 “말해야 하는 사람들이 말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학교 사회학과 졸업생 고모(38)씨는 “최순실 게이트는 앞서 광우병이나 국정 역사교과서 등과 다르게 이념과 정파적 갈등을 뛰어넘은 초유의 사태”라며 “여기에 침묵하는 것은 부끄러운 지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사회의 자기비판도 나온다. 서울대 83학번의 한 교수는 “제도권에서의 학문만 강조하는 지금의 구조는 교수들의 손톱, 발톱을 모두 뽑는다”며 “대학이 교수들에게 체제 순응적인 사고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1980~1990년대 이후 서울대가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해 왔는지 나를 포함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서울대 교수는 “민교협에서 교수들 이름을 포함해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한 행위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시국선언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학도 사회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행동하기 어렵다. 사실 교수들이 부끄러워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에 서울대 평의원회 관계자는 “(시국선언은) 민교협에서 하지 않겠느냐”며 “평의원회는 공식 기구여서 시국선언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서울대 민교협 관계자는 “시국선언을 빨리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전체 교수 집단의 서명을 받을지, 민교협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할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교협은 1987년 6월 26일 민주화를 위해 결성된 교수 단체로 민주주의와 관련된 교수사회의 목소리를 주도하는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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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진 기자 mh46@seoul.co.kr
2016-11-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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