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경로·위력도 못 읽은 ‘오보청’

태풍 경로·위력도 못 읽은 ‘오보청’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6-10-06 01:48
업데이트 2016-10-06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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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 강타 4명 사망·5명 실종

기상청 예보와 달리 방향 틀어
제주·울산·부산 등 피해 커져
“여름 고온 탓, 이례적” 해명
울산 현대車 2공장 등 가동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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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맨해튼’ 마린시티도 덮쳐
‘부산의 맨해튼’ 마린시티도 덮쳐 제18호 태풍 ‘차바’가 상륙한 5일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파도가 들이쳐 아파트 앞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마린시티에는 5.1m의 방파제와 1.3m의 해안 방수벽이 설치돼 있지만 해일에 맞먹는 파도가 방파제와 방수벽을 넘어 도로를 덮쳤다. 동영상은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
부산 연합뉴스
제18호 태풍 ‘차바’가 5일 제주와 남동부 지방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오후 11시 현재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되는 한편 부산과 울산 등지에서는 정전과 침수, 시설물 파손 등 대규모 피해를 입었다.

국민안전처가 이날 오후 11시 기준으로 집계한 피해상황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영도구 공사장의 크레인이 넘어져 1명이 숨졌고, 수영구 주택에서 1명이 사망했다. 울산에서는 울주군 현대아파트 주차장에서 급류에 휩쓸려 1명이 숨졌고 부산 가덕도 방파제에서 추락해 1명이 사망했다. 울주군에서 구조에 나선 소방공무원 1명과 제주에서 정박한 어선을 이동하던 1명이 실종됐다. 경주에서도 차량이 전도돼 1명이 실종되는 등 전국에서 5명이 실종 상태다.

재산 피해도 작지 않아 울산에서는 침수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2공장 등 10여곳의 가동이 중단됐다. 단전 사고로 오후 한때 KTX 경부선 울산~신경주~서울 열차가 멈췄다. 제주와 전남, 경남, 부산, 대구 지역에선 모두 22만 8986가구가 한때 정전됐다.

태풍 ‘차바’의 크기는 소형 태풍에 불과했지만 강도는 중급에 해당해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일본 본토로 상륙할 것이라던 기상청의 당초 예보와 달리 4일 이후 방향을 틀어 한반도 남부 지방을 강타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가을에 발생하는 태풍이 여름에 발생하는 것들보다 강도가 세기는 하지만 올여름 고온 현상 때문에 바닷물 온도도 높아 태풍의 크기에 비해 에너지가 커 매우 이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1951년 태풍 관측 이후 지금까지 10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6개에 불과했고 차바 이전에 10월 태풍은 2014년 10월 13일 제주 서귀포 먼바다를 지났던 제19호 태풍 봉퐁이었다.

이번 태풍 피해에 대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태풍 피해 규모가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라지만 피해를 가중시킨 요인 중 하나는 태풍의 경로와 위력을 예측하지 못한 기상청의 미흡한 예보”라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16-10-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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