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호텔서 사용한 화환 다시 팔아넘겨도 배임 아냐

법원, 호텔서 사용한 화환 다시 팔아넘겨도 배임 아냐

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입력 2015-12-21 10:47
수정 2015-12-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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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연회장에서 사용한 화환을 업자에게 다시 팔아넘긴 행위를 배임수재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1부(이승련 부장판사)는 폐화환을 팔아넘기고 공금을 빼돌린 혐의(배임수재·업무상횡령)로 기소된 서울시내 모 호텔 노조위원장 서모(52)씨의 항소심에서 배임수재를 무죄로 판단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1심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7800여만원을 선고했다.

 서씨는 호텔 연회장에서 쓴 폐화환 수거를 특정업자에게 맡기고 2009년 7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해당 업자로부터 매달 200만원씩 총 7800여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됐다.

 또 이 돈을 노조원 계좌로 송금받아 관리하며 신용카드 대금 등 개인 용도로 쓴 혐의와 호텔 매각 반대 투쟁을 위해 노조원들로부터 모금한 5억여원 중 3700여만원을 음주운전 벌금 등 사적으로 쓴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았다.

 1심과 항소심 모두 횡령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쟁점은 버리는 화환을 폐기물 업체에게 비용을 지불하며 수거해가도록 하지 않고 화환업자에게 팔아넘긴 행위를 유죄로 볼 수 있느냐였다.

 형법상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적용한다.

 서씨는 호텔 연회부에서 화환수거 대가를 받도록 허락받았으므로 배임이 아니며 업체의 부정한 청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재활용 목적의 화환 수거를 특정업체에 맡기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은 사회상규 내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런 방식의 화환 처리는 호텔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어 부당한 사무 처리로 볼 여지는 있으나 호텔 운영진에 의해 상당 기간 묵인돼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버려진 화한을 독점적으로 수거할 기회를 달라는 화환업자의 청탁이 호텔에 재산상 손해발생 위험을 초래하거나 피고인의 사무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는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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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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