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 예외조항, 앞문 닫고 뒷문 연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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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16 00:00
수정 2014-10-1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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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초 1·2학년 영어수업 정규과목 금지… 방과후엔 무제한 허용

“정부가 사립 초등학교에서의 영어교육을 잡겠다고 했지만 어려울 겁니다. 올해보다 영어교육을 더 시킬 예정이니 안심하고 자녀를 보내셔도 좋습니다.”

서울 노원구 한 사립초의 ‘내년 영어교육을 어떻게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방과후 활동으로 5~6교시에 2시간씩 영어수업을 할 예정”이라며 “1주일에 10시간씩 수업을 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방과후 활동은 선택사항 아니냐”고 묻자 “그러려면 뭐하러 사립초에 지원하겠느냐”는 답이 되돌아왔다.

다음달 3일부터 원서를 교부하는 서울의 사립초들이 내년에 영어수업을 1주일에 10여시간 넘게 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서울신문이 서울사립초등학교연합회에서 받은 ‘2015학년도 신입생 모집 홍보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39개 사립초의 대다수가 영어교육을 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이들 사립초가 “수준별 영어교육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가 마련한 선행학습 금지법이 무력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영어전용교실을 21개나 확보하고 있다”고 홍보한 성동구의 한 사립초 관계자는 “학기 초에 시험을 봐서 반을 나누는데, 영어유치원을 나온 학생들은 대부분 고급반으로 편성돼 심도 있는 수업을 받는다. 다른 학생은 수준에 따라 중급이나 초급반으로 편성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정규과정에서 영어를 배우는 3학년 과정보다 앞서서 배우더라도, 3학년에서 수준별 수업을 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신입생 모집 자료에는 초등학교 입학 뒤 2주 동안 집중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학교도 있었다. 방학 때는 미국에서 진행하는 수백만원 상당의 영어캠프를 운영하겠다고 홍보하는 곳도 있었다.

이 같은 일들은 초등학교 1·2학년 정규과정에서만 영어수업을 금지하고, 방과후 활동으로는 이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초등학교 1·2학년 방과후 학교의 영어수업을 허용하는 내용의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학습 금지법) 시행령안’을 의결했다.

사립초들이 영어수업을 강화할 예정이지만 서울시교육청은 단속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선행학습 금지법에 예외조항으로 1·2학년들의 방과후 영어수업을 허용하면서 되레 단속이 어렵게 됐다”며 “선행학습의 수준에 관한 기준도 모호해 사실상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재를 가르쳐도 단속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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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윤수혁 서울시의원, ‘제2회 대한민국 전통예술 대제전’ 축사… “무대를 완성하는 건 결국 객석”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4-10-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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