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잠수사 사망… 다이버 봉사자들 ‘침통’

민간잠수사 사망… 다이버 봉사자들 ‘침통’

입력 2014-05-06 00:00
수정 2014-05-0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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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내 수색작업에 투입된 민간 잠수사 이광옥(53)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6일 오전.

지금은 실종자 가족지원 상황실로 쓰이는 팽목항 대합실에서 오른쪽 끝에 있는 ‘민간 다이버 구조팀 접수처’ 천막 안은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관계자들은 부둣가에 서서 침묵 속에 줄담배를 피웠고, 관련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온 기자들에게는 ‘여기선 아는 게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아는 게 없다’는 말은 답답하지만 사실이었다.

이날 오전 6시 5분께 입수(入水)한 뒤 곧바로 의식을 잃고 구조됐다가 숨진 이씨는 인명구조협회 소속 민간 잠수사로 이번 현장에는 언딘에 배속돼 긴급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다이버 구조팀 천막은 언딘과 별개로 구조 활동을 도우려고 현장을 찾아온 민간 잠수사 자원 봉사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오전 7시를 전후해 소식을 전해 들은 민간 잠수사들이 사태를 알아보고자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지만, 구조 현장의 상황은 육지까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고 언딘의 사정은 특히 더 알 길이 없었다.

언론을 통해 사망 소식이 처음 전해진 오전 7시 50분께까지도 “아직 헬기로 이송 중이라는데…”, “병원에 아직 도착 못했나 봐”,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하지 않겠어?” 하는 얘기만 천막 안에 돌았다.

해경을 통해 뒤늦게 비보를 접한 민간 잠수사 자원봉사자 몇몇이 벌건 얼굴로 화를 내며 천막으로 돌아왔고 대책을 논의했다.

숨진 이씨는 화력발전소와 댐 건설에 참여한 베테랑 산업잠수사로 알려졌지만 국내 민간 잠수사들 사이에서는 ‘UDT(해군 특수부대) 출신 유명한 잠수사 선배의 아들’로 잘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팽목항에 와 구조·수색 상황을 지켜봤다는 잠수 경력 40년의 한 원로 민간 잠수사(70)는 “모두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 “잘해보자고 왔다가 그렇게 된 건데 돈을 떠나 인간적인 면에서 당연히 의사자로 지정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힘겹게 입을 떼며 “미국에서는 죽은 사람 위해 산 사람 죽이지 않는다더라”면서 이날 현장을 떠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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