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결과] “종북세력 척결” 온라인 여론 조작… 원세훈, 매일 보고받고 지시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결과] “종북세력 척결” 온라인 여론 조작… 원세훈, 매일 보고받고 지시

입력 2013-06-15 00:00
수정 2013-06-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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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입 실태 및 남은 의혹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 지시로 국정원 직원들이 총선, 대선 등 각종 선거에서 야당 후보 낙선을 목적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 선동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나 국가안전기획부 시절 횡행했던 ‘공작 정치’가 부활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의 선거·정치 개입을 계속 수사하고 있어 선거 공정성을 훼손한 국정원의 불법 행태가 더욱 광범위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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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가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ay@seoul.co.kr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가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ay@seoul.co.kr


국정원의 선거·정치 개입은 ‘원 전 원장→이종명 전 3차장→민모 전 심리정보국장→사이버 4개 팀 팀장→직원’ 순으로 이뤄졌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심리정보국 산하 사이버 4개 팀을 동원해 선거와 정치에 개입했다.

원 전 원장은 2008년 전국을 들끓게 했던 ‘광우병 촛불 시위’가 종북좌파 세력들의 사이버상 선동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해 2009년 2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이후 심리전단을 독립 부서로 만들고 사이버팀을 늘렸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는 4개 팀, 70여명으로 확대했다. 검찰은 “직원들은 각자 맡은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했다”면서 “여직원 김모씨와 김씨가 소속된 팀은 전원 소환 조사했고 나머지 직원들은 그들이 사용한 아이디를 기준으로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원 전 원장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1월 23일에는 “종북세력들이 사이버상에서 국정 폄훼 활동을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직원들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하는 등 매일 오전 브리핑과 회의, ‘지시·강조 말씀’ 등을 통해 심리정보국 전 직원에게 정치 관여, 선거 개입 사이버 활동을 지시하고 결과를 보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리정보국 직원들은 원 전 원장 지시로 지방선거, 총선 등에도 조직적으로 개입해 여당 입장을 두둔하고 야당과 그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 검찰은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뇌물수수 사건을 언급하며 공격하는 내용의 글 35건, 천안함·4대강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야당을 비판하는 글 등을 발견했다. 검찰은 “선거법 공소시효 완성으로 불법 정치관여죄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국정원 본부에 접속해 특정 후보를 지지, 비방한 게시글 60개를 추가로 파악해 심리정보국 직원인지 다른 부서 직원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서버가 외국에 있는 트위터는 국제 사법 공조를 요청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트위터 계정에 특정 대선 후보 지지·비방 글 320여개가 발견돼 확인하고 있고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게시글이나 트위터가 상당히 발견돼 조사하고 있다”면서 “향후 공소장 내용을 변경해 국정원 직원들의 불법 활동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전 원장 사법 처리로 검찰 수사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의혹은 남는다. 정치·선거 개입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원 전 원장의 ‘윗선’ 여부, 국정원 직원들이 동원한 보조요원(PA) 규모와 활동 등은 베일에 가려 있다. 검찰은 “청와대 지시, 보고 여부는 증거가 없고 보조요원은 수사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검찰은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등 국정원 기밀을 민주당에 유출한 전·현직 직원들을 국정원직원법 및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국정원 여직원 김씨 오피스텔 감금 사건은 민주당 당직자 정모씨 등 관련자가 소환에 불응함에 따라 추후 수사 뒤 사법 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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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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