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콜센터 女팀장 “’씨XX’ 같은 욕 들으면…”

40대 콜센터 女팀장 “’씨XX’ 같은 욕 들으면…”

입력 2013-03-22 00:00
수정 2013-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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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콜 김연희 팀장이 말하는 상담원의 애환

“우리가 외계에서 온 별종입니까. 콜센터 상담원도 사람입니다. 누군가의 누나이거나 동생, 딸일 수 있는데 ‘개XX’ 같은 욕을 아무렇게나 하는 분이 있습니다. 우리를 누군가의 가족으로 생각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세요.”


21일 차분한 어조로 상담원들의 애환을 설명하던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김연희(45·여) 팀장의 눈가가 잠시 파르르 떨렸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는 서울시 공무원이 아니다. 민간 업체에서 서울시로 파견된 직원이다. 하지만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시민들에게 각종 생활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전화번호나 세금납부 방법 등 수많은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야 한다. 그런데 콜센터 업무 성격상 악성 민원인을 자주 대할 수밖에 없다. ‘개XX’, ‘씨XX’, ‘개 같은 X’ 같은 욕설은 그나마 너무 많이 들어 듣기 편한 욕설이라고 했다. 김 팀장은 “정말 심한 말을 하는 민원인 중에는 ‘성기를 찢어서 죽여 버리겠다’거나 대놓고 ‘나하고 한번 자자. 신음 소리 한번 내봐라’고 희롱하는 분도 있다”면서 “대부분 취한 상태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쑥 말하기 때문에 무방비로 들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6월 욕설과 성희롱 등 언어폭력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마련한 이후 악성 민원인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2286건에서 하반기 1448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27건으로 줄었다. 하루 평균 31건 정도다. 김 팀장은 “얼마 전 심각한 악성 민원인에게 법원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뒤로 언어폭력은 더 많이 줄었다”면서 “어제는 전날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던 민원인 2명이 ‘죄송하다’고 사과 전화를 해 언론과 법의 위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언어폭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적게는 6~7차례, 많게는 수십 차례 전화를 걸거나 2~3시간씩 전화기를 붙잡고 괴롭히는 민원인도 있다. 매뉴얼에 따라 전화를 끊거나 법적 대응 경고를 하지만 이미 들어버린 욕설과 폭언은 상담원들의 가슴을 메마르게 한다. 500여명의 상담원 가운데 일주일 평균 9~12명이 콜센터 내 전문가에게 심리상담을 받는다. 만취 상태의 장시간 통화(24%), 폭언·욕설·협박(13%)만큼 시와 무관한 반복 민원(40%)도 그들을 지치게 한다. 김 팀장은 “가족에게 전화할 때처럼 기본적인 전화예절을 지켜 준다면 상담원의 눈물은 더 이상 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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