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대가 개인계좌로 받지 않아 ‘져주기 게임=승부조작’ 법리공방 예고
강동희 원주 동부 감독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유혁)는 8일 “범죄 사실을 소명할 수 있는 증거가 확보됐고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커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최모(37)씨 등 스포츠토토 브로커 2명에게서 2011년 3월 승부 조작 대가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4700만원을 받은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승부 조작 혐의, 증거 관계, 진술 내용 등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감독이나 선수들에 대해서는 조사 중인 사실이 없고 알고 있는 것도 없다”고 잘라 말해 이번 사건이 농구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검찰은 전날 오후 2시 강 감독을 소환해 12시간가량 조사한 뒤 이날 새벽 귀가시켰다. 강 감독은 검찰 조사에서도 “승부 조작 대가로 돈을 받지 않았다”며 혐의 내용을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강 감독에 대한 소환 조사에서는 주요 혐의만 조사했기 때문에 언론에 보도된 조폭 협박설 등 세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으며 추후 보강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최씨 등 브로커 2명에게 돈을 대준 전주나 4700만원의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강 감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최씨 등으로부터 돈을 입금받은 통로나 ‘져주기 게임=승부 조작’이라는 등식과 관련해 논란이 적지 않아 향후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우선 강 감독이 최씨 등에게서 받은 돈은 강 감독 개인 계좌를 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승부 조작과 관련 있다는 2011년 3월 게임도 논란거리다. 당시 플레이오프에 오른 강 감독이 좋은 성적(우승)을 내기 위해 상대팀을 고르는 차원에서 경기를 일부러 질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주전을 빼고 후보 선수를 기용해 패배했다고 해서 이를 승부 조작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게 농구계의 해석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3-03-09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