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재선거 후보들 극과극 전략
서울시교육감 재선거가 이상면 후보 사퇴로 문용린, 최명복, 이수호, 남승희 후보 등 4인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이 후보는 사퇴와 함께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해 판세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이 후보는 14일 서울 종로 YMCA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가 무너지고 병든 서울 교육을 살리는 데 더 나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저의 사퇴로 결집해 문 후보가 당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당초 서울교육감 출마를 밝히면서 “문 후보는 보수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진보진영에서 단일 후보를 내 많은 지지를 받는 가운데 보수 후보가 갈라진다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상당히 위험한 상항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서울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6%의 지지를 얻어 문 후보(18.0%), 이수호 후보(17.3%)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보수 성향의 문 후보는 진보 성향 이수호 후보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경력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며 반(反)전교조 세력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10일부터 이 후보에 대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 후보는 “이번 재선거는 사후 매수죄로 구속된 곽노현 전 교육감 때문에 생긴 선거”라며 “이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혁신학교, 내부형 교장공모제, 교무회의 법정화 등의 공약은 모두 전교조가 학교와 교육계를 장악하기 위해 오랜 기간 치밀하게 짜 온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문 후보의 전략은 같은 보수 성향 후보들조차 사교육업체와 연관을 맺고 있는 자신의 행적을 문제 삼고 나서는 데 대해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폭넓게 퍼져 있는 반전교조 정서를 자극해 돌파구로 삼겠다는 것이다.
반면 이 후보는 문 후보를 공격하기보다는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높은 소외 계층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후보는 ‘장애 학생’ ‘다문화가정’ ‘탈북 학생’ 등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공약을 혁신학교와 연관지어 발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 단체와 다문화 관련 시민단체 등의 폭넓은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포석이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보수 후보들끼리 네거티브 선거를 일삼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누가 더 바람직한 후보인지를 명확하게 드러내자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2-12-15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