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에 밀린 ‘통일로 기념비’

뉴타운에 밀린 ‘통일로 기념비’

입력 2012-11-12 00:00
수정 2012-11-1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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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이전·수년째 방치… 균열·백태 심각

40년 전 초등학교 교과서 표지에도 실렸던 통일로 건설 기념비가 서울시의 관리 부실로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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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역 옥외휴게공간 예정지 울타리 안에 방치된 기념비.
11일 서울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역 옥외휴게공간 예정지 울타리 안에 방치된 기념비.


11일 서울 SH공사에 따르면 통일로 기념비는 1971년 12월 서울 구파발~파주 임진각을 잇는 통일로 준공을 기념해 가로 4m, 높이 3.2m 크기로 제작돼 서울 은평구 진관동 구파발과 파주 임진각 입구 등 두 곳에 똑같은 모양으로 세워졌다. 이 기념비는 국립현충원 현충탑을 만든 이일영 전 남산미술원장이 제작했고, 기념비에 새겨진 글씨 ‘통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이다.

●1971년 구파발~임진각 준공 기념

이 가운데 통일로 시작 지점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 앞에 있던 기념비는 2003년 은평뉴타운이 추진되면서 이곳이 서울시설관리공단 공영주차장으로 편입돼 주차장 한복판에 서 있게 됐다. 공영주차장이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역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지로 변경되면서 부지 조성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에 의해 2010년 5월 300여m 떨어진 은평구 진관동과 고양시 경계 지점으로 이전됐다.

그러나 기념비는 부실하게 이전된 데다 관리도 전혀 안 돼 흉물로 변하고 있다. 이전 복원 공사를 맡은 S업체는 20㎝ 두께의 콘크리트로만 기초를 다져 기념비가 차량 진동에 매우 취약해졌다. 실제 이음매 부분 화강암에서는 균열이 진행되고 있고 곳곳에서 백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방치돼 있다 보니 주변에 잡초가 무성하고 구리동판으로 된 기념비 설명문은 부식돼 검게 변해 버렸다.

●朴 전대통령 친필로 글씨 새겨

이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관리기관은 은평구”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PF 사업이 경기침체로 시작되지 않아 아직 은평구로 인계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설된 위치는 중심상업지역 옥외 휴게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지만, 사업 지연으로 언제 기념비가 제 모습을 찾아 공개될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북5도민회와 고양·파주 지역 주요 인사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도 안 되던 궁핍한 시절 평화통일에 대한 간절한 국민들의 염원에 따라 정부가 통일로를 만들고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세운 것”이라며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은 못할망정 은평뉴타운 추진 이후 수년째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글 사진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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