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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다리 잃은 말라위 소녀…걸어서 고향앞으로

두 다리 잃은 말라위 소녀…걸어서 고향앞으로

입력 2011-12-21 00:00
업데이트 2011-12-2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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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료원 지원받아 수술ㆍ재활치료 성공의족찬 두발로 혼자 걸으며 생기발랄한 소녀로 변신

“생전 처음으로 걸을 수 있게 치료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1일 오전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의 한 병실에서 아프리카 남동부의 가난한 나라 말라위에서 온 9살 소녀 샤드렉 띠아미께(Shadreck Tiyamike)가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감사의 편지를 전했다.

태어나서 한번도 걸어본적이 없는 이 큰 눈망울의 말라위 소녀에게는 혼자 힘으로 걷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다.

띠아미께는 1살 때 집안에 켜 둔 촛불로 불이 나는 바람에 화상을 입어 다리가 괴사해 양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9살이 되도록 띠아미께는 다른 친구들처럼 마음 놓고 밖에서 뛰어놀 수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런 띠아미께에게 구원의 손길이 찾아온 것은 지난 9월. 말라위에서 활동하는 한국 NGO ‘우리문화 가꾸기’와 경기도의료원이 띠아미께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듣고 도움을 주기로 했다.

경기도의료원은 9월 21일 띠아미께를 경기도로 데려와 치료를 시작했다.

당시 띠아미께의 오른쪽 다리는 허벅지가, 왼쪽 다리는 종아리가 절단된 상태라 의족을 차기 쉽지 않았다.

수술과 재활치료가 이 소녀를 걷게 할 유일한 방법이었다.

입국 이튿날 아주대병원 소아재활학과 조재호 교수가 의족을 찰 수 있도록 기형적으로 자란 띠아미께의 다리 뼈를 자르고 화상입은 피부를 늘려주는 수술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주대병원 소아과 교수 출신인 배기수 경기도의료원장 덕에 수술은 무료였다.

남은 과제는 재활치료와 걷겠다는 띠아미께의 의지뿐이었다.

띠아미께는 수술보다 더 힘들다는 재활치료와 물리치료를 열심히 했다. 띠아미께의 의지때문인지 재활 효과는 놀랄 만큼 빨리 나타났다.

스스로 걸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던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물리치료사는 재활 2주 만에 혼자 걷는 띠아미께를 보고 깜짝 놀랐다.

몸을 움직이지 못해 누워만 있던 띠아미께는 이제는 병간호차 함께 경기도로 온 사촌언니와 몸을 움직여가며 장난치며 놀 정도가 됐다.

의족을 차면서 90㎝였던 키가 145㎝로 커지고 사라졌던 웃음을 되찾으면서 여느 9살 소녀와 똑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물리치료사 송용상씨는 “띠아미께와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섭섭한 마음이 크지만, 혼자 힘으로 걷게 된 띠아미께가 말라위에서도 재활을 잘해서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섭섭한 마음을 내비쳤다.

경기도의료원은 띠아미께가 말라위에서도 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수원병원에서 시행한 재활프로그램을 현지 병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 말라위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김대식 신부를 통해 띠아미께의 소식을 주기적으로 전해듣고 성장과정에 따라 의족을 새로 교체할 계획이다.

띠아미께의 수술과 재활에 각별한 지원을 했던 배기수 경기도의료원장은 “띠아미께처럼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의 어려운 이웃에게 애정을 갖고 사랑을 실천하는 공공병원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띠아미께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수원병원 관계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이날 오후 7시 카이스트에서 공부하는 말라위 대학생 마리암과 함께 말라위행 비행기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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