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친분없이 3년간 고시원서 홀로지내
주위와 교류 없이 홀로 지내던 60대 일본인 어학원 강사가 귀국 예정일에 화재 사고로 숨졌다.20일 양천경찰서와 양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서울 양천구 신정4동의 한 고시원 2층에서 난 화재로 일본인 스기우치 시로(62)씨가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스기우치 씨는 이날 3년 만에 그리던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일본어 강사일을 했던 그는 한달 전 다니던 어학원을 그만두고 귀국을 준비 중이었으며, 원래 어제 방을 빼주기로 했으나 일본 주소로 보낸 국제우편이 반송되면서 하루를 더 머무르기로 했다가 변을 당했다.
평소 거동이 불편했던 스기우치 씨는 3년전 입국해 줄곧 월세 15만원짜리 고시원 단칸방에서 지냈다.
이웃들은 그가 이따금 주변 편의점에 들러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담배 한 갑씩을 사거나, 분식점에서 만두를 시켜 먹던 모습 정도밖에 기억하지 못했다.
이웃방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복도 끝 취사시설을 이용하지도 않았다.
고시원의 한 세입자는 “3년간 한국에 살았지만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했다. 고시원 총무나 원장과 필요한 말 몇 마디 이외에는 대화가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이 워낙 주변과 교류가 없어 그동안의 생활과 행적, 입국과 귀국 경위 등에 대해 파악된 바가 없다”며 “일본의 유가족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그마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